극단적인 선택을 한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49재를 앞두고 전국 교사들이 검은 옷을 입고 국회 앞에 모였다.
전국에서 집결한 교사들은 2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 국회대로 인근에서 ‘50만 총궐기 추모집회’를 개최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는 20만 명 이상의 교사들이 참여했다. 이번 집회는 매주 토요일 열린 자발적 집회 중 가장 큰 규모로, 버스 600여 대와 비행기가 동원됐다.
서이초 교사의 전 동료는 연단에 올라 “7주째 모여 철저한 진상규명과 공교육 정상화를 외치고 있지만, 법 개정에 진정이 없는 현실에 화가 나고 답답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지인은 “동료들이 안전하게 가르칠 수 있는 학교 환경을 위해 교육부와 교육청이 앞장서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집회에서 교사들은 △아동복지법 개정 △학생·학부모·교육 당국 책무성 강화 △분리 학생의 교육권 보장 △통일된 민원 처리 시스템 개설 △학교폭력 개념 재정의 △교육과 보육 분리 △교육에 대한 교사 권리 보장 △교육 관련 법안·정책 추진 과정 교사 참여 의무화 등 8가지를 요구했다.
특히 아동복지법 제17조 5호의 개정을 요구했다. 이 조항은 정서적 학대 행위가 무분별하게 적용돼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은 위축되고, 학생은 책임과 배려, 절제를 배우지 못한다는 것이 교사들의 주장이다.
교사들은 교육부와 교육청을 대상으로 “현장 교사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해 학생과 교육 활동, 교사들을 보호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공교육 정상화의 그 날까지 우리들은 함께 한다’, ‘교육활동은 아동학대가 아니다 아동복지법 즉각 개정하라’, ‘진실 없는 사건수사 진상규명 촉구한다’, ‘벼랑 끝에 내몰린 교사들을 보호하라’ 등 구호도 외쳤다.
한편, 교사들은 서이초 교사의 49재인 4일 ‘공교육 멈춤의 날’로 삼아 연가·병가·재량휴업을 통한 우회 파업을 검토 중이다. 교육부는 이날 임시 휴업 후 집단행동에 나서는 경우 불법 행위로 엄중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이어서 갈등이 격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