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50년 협력체계 구축해야
지방소멸 위기 우려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균형발전의 핵심인 지방대학 활성화를 위해 ‘특성화-구조조정-책무강화(특구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17일 한국경제인협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에게 의뢰한 ‘지역 인재 육성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방대학 발전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지방인구 감소, 청년층의 수도권 집중현상,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지방대학이 위기에 직면해있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가 2021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한 89개 지자체 중 95%(85개)가 지방이다. 2022년 통계청의 광역자치단체별 청년층(20~29세)의 순이동 현황을 보면 수도권은 6만4000명이 증가한 것에 반해, 영남권(4만1000명), 호남권(1만8000명), 중부권(2000명)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기준 신입생 미충원율을 살펴보면 수도권 일반 4년제 대학은 1만여 명(5.3%)인 것에 비해, 비수도권 대학은 3만여 명(10.8%)이 미충원돼, 지방대학이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작년 기준 출생아 수 25만 명, 대학입학정원 47만 명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2040년 초에는 50% 이상의 대학이 신입생을 채울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현재의 저출산과 신입생 미충원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40년에 지방대학의 최소 50% 이상이 사라질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양 교수는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로 인한 지방대학 위기는 단순히 지방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생존과도 직결된 것”이라며 “지역 경쟁력의 원천인 지방대학 살리기를 위해 정부-대학-지자체-산업계가 미래 50년을 위한 협력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벚꽃 피는 순서대로 소멸할 수 있다’는 ‘벚꽃엔딩’ 대학 속설을 검증하기 위해, 대학정보공시를 바탕으로 서울(경복궁)에서 전국 모든 대학의 주소지와 위도ㆍ경도를 반영한 거리를 산출했다. 거리에 따른 올해 대학 신입생 경쟁률, 신입생 충원율, 졸업자 취업률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서울에서 멀어질수록 대학 신입생 경쟁률은 서울지역 대학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경향은 정원 내 신입생 충원율과 졸업자 취업률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예컨대 서울지역 대학들의 경쟁률은 최대 20대 1 내외로 높은 반면, 수도권을 벗어나 충청 및 대전지역에 이르면 경쟁률이 10대 1 정도를 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지역인재 육성과 지역 활성화를 위한 지방대학 발전방안으로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재정립 △지역균형발전 전담 주무행정부처 설치 △대학 재정투자 확대 △특(특성화)ㆍ구(구조조정)ㆍ책(책무강화) 전략 △대학운영 거버넌스 개편 등을 제시했다.
지방대학의 특성화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과감한 지방대학 구조조정과 함께, 예산이 낭비되지 않도록 책무성도 강화하는 성과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지방대학 발전은 특성화, 구조조정, 책무 강화 등 3박자가 잘 맞아떨어질 때 실질적 성과를 발휘할 수 있다”며 “지역인재 양성-취업 확대-정주여건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