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해 10월부터 발생한 금융권의 경쟁적인 예금 금리 인상 등이 금융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한 만큼, 올해는 그런 상황의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위원장은 18일 금융감독원, 금융협회 등과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미국의 긴축 장기화에 따른 고금리 지속 가능성,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의 확산 가능성 등 금융시장 잠재 불안요인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금융위, 금감원, 각 금융권이 긴밀히 협력·소통해 나가기로 했다.
김 부위원장은 "여러 부정적 외부요인에도 불구하고 우리 금융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며 "지난해와 같은 시장 불안이 되풀이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지만, 고금리 장기화로 취약부문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만큼 경각심을 가지고 시장 안정을 유지하고자 만반의 준비를 하는 한편, 필요시 적시·선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와 관련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불확실성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사태가 장기화되거나 분쟁이 주변국으로 확산되면 국내외 금융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높은 수준의 긴장감을 가지고 사전에 충분한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는 등 빈틈없는 대비태세를 갖춰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금융시장의 예금 금리 인상 분위기에 대해서는 작년보다 금융권의 자금 확보 경쟁 우려가 많이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지금까지의 논의를 바탕으로 금융권의 과도한 자금 확보 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은행채를 각 은행 여건에 따라 보다 유연하게 발행 △내년 6월까지 은행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을 95%로 유지하고, 7월부터 단계적 정상화를 재개 △확정급여형(DB형) 퇴직연금에 대해서는 연말 납입 집중현상을 완화하고자 금융권·공공기관·대기업의 부담금 분납과 만기 다변화를 적극 유도하고, 공정경쟁을 위한 금리공시체계 정비(베끼기 공시 방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퇴직연금 감독규정' 개정도 조속히 마무리하기로 했다.
김 부위원장은 "작년과 달리 올해는 금융시장 안정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과도한 자금 확보 경쟁이 재발하지 않으리라고 전망되지만, 작년 4분기 저축서 예수금 증가 등으로 올해 4분기 중 만기가 도래하는 자금 규모가 다소 큰 점을 고려해 경각심을 가지고 자금이동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도한 자금 확보 경쟁 방지를 위해 추진하는 규제 유연화 조치들이 금융회사의 자산·외형확대 경쟁의 수단으로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며 "자금시장을 교란하는 이기적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