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중순이 넘어서며 2학기 기말고사가 끝나면서 예비 고3 학생들의 본격적인 입시 레이스가 시작됐다. 특히 올해 불수능으로 인한 여파로 재학생들은 예년보다 빨리 학원을 찾는 모양새다.
20일 학원가에 따르면 대치동의 다수 입시학원은 예비 고3을 위한 강좌를 이미 열었다. 일부 강좌는 지원자가 몰려 이미 마감되기도 했다.
대치동의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기존보다 더 많은 N수생과 경쟁해야 하는 예비 고3들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듯하다”며 “교육당국에서 올해 강의실당 수강생 수를 줄이라고 한 것과 맞물려서 예비 고3 등록 경쟁이 더 치열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대개 예비 고3들은 내년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을 치른 후에야 수능 선택과목을 정하는데 올해 역대급 불수능으로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확실해지면서 사설학원에서도 선택과 준비가 빨라졌다”며 “N수생 등 재수생과 경쟁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 등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사들도 어려워진 수능에는 재학생들이 아무래도 불리하다는 입장이다. 박종학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회장은 “수능이 어려워질수록 학교에서도 수능 위주로 준비를 해줘야 하는데, 학교는 수능만을 대비하는 교육과정이 아니다”라면서 “이 때문에 사교육과의 경쟁에서 공교육이 불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예비 고3 학생들이 겨울방학 기간을 활용해 자신에게 맞는 입시전략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연철 진학사 소장은 “2025학년도부터 의대 증원이 되는 만큼 (수시 합격자도 늘어나서) 정시에서 졸업생들이 불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예비 고3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 외에 해당 전형 준비를 위한 보완점 등을 논의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지난 3년간의 3월 학평 시험지를 풀어보는 것을 꼽았다.
임 대표는 "고등학교 2학년들은 3월 학평이 통합수능 형식으로 보는 첫 시험인 만큼 형태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해야 한다"며 "문제를 풀어보고 국어, 수학 영역 선택과목 중 어떤 과목을 택할지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수학 같은 경우 미적분이 3년 연속 확률과 통계 과목보다 표준점수가 앞서고 있는 만큼 자신에게 맞는 과목을 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학생부중심전형을 준비해야 하는 학생이라면 3학년 1학기 목표 교과 성적을 설정하고 1, 2차 지필고사와 수행평가 계획을 세워 실천할 필요가 있다. 반면, 학생부중심전형 지원 경쟁력이 낮다고 판단된다면 논술 전형 중심으로 발 빠르게 전환해 준비하는 것 역시 좋은 전략이다. 논술 전형의 경우 수능 최저학력기준에 따라 당락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를 확인한 뒤 수능 대비 학습 병행 여부 등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