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율 정상화·美 IRA 수혜로 하반기 흑자 전환 전망
제품군 다양화로 수익성 개선 꾀해
SK온이 올해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수익성 개선의 열쇠로 꼽혔던 수율이 정상 궤도에 올랐고,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수혜도 기대를 높인다.
동시에 전고체 배터리, 원통형 배터리 등 기술과 폼팩터(형태) 측면에서도 제품군 다양화를 꾀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이 지난해 4분기에 받은 IRA의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는 2500억 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다만 고금리와 경기 침체 등으로 전기차 수요 둔화가 길어지는 가운데 배터리 판매 가격이 하락하며 흑자 전환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매 분기 적자 폭을 줄이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SK온의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은 3447억 원에서 2분기 1315억 원, 3분기 861억 원으로 줄었다. 이 기간 SK온이 영업실적에 반영한 AMPC 규모는 총 3269억 원에 달한다.
2021년 말 출범한 SK온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몸집을 불렸지만, 낮은 수율이 발목을 잡았다. 통상 90%를 넘겨야 수익성이 보장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1년여 전 90%를 웃도는 수율을 기록했다. 반면 ‘후발주자’인 SK온은 지난해 말에야 전 사업장에서 수율 90%를 달성했다.
SK온은 글로벌 생산능력(CAPA)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제품군 다변화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SK온은 올해 상반기에 기존 생산능력인 88기가와트시(GWh)의 72%에 달하는 63GWh 규모의 신규 설비를 가동한다. 2분기 중으로 중국 옌청 공장은 33GWh의 추가 생산 능력을 확보할 예정이고, 헝가리 이반차 공장도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간다.
‘4680(지름 46mm, 길이 80mm)’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다양해지는 고객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최근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은 ‘CES 2024’에 참석해 “각형 배터리 개발이 완료됐고, 원통형 배터리 개발은 상당 수준 됐다”고 공식화한 바 있다.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전고체 배터리’도 준비 중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해 안전성이 높고 에너지 밀도가 높다. SK온은 미국 전고체 배터리 기업 솔리드파워와 기술 이전 협약을 체결하고, 2025년까지 대전 배터리 연구원에 전고체 배터리 시험 생산 시설을 구축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전기차 수요 둔화로 배터리 업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SK온이 지난해 4분기 적자 폭을 줄였다면 실적 개선의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