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최근 국내 경기가 적극적인 재정통화정책 등에 힘입어 생산활동이 호전되고 내수 부진이 완화되면서 경기 하강세가 사실상 끝났다"고 말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정기 회의를 열고 6월 기준금리를 연 2%로 넉달 연속 동결한 이후 오전 11시 20분부터 개최된 통화정책 운용 방안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무엇보다 그동안의 경기 호전이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에 힘입은 결과라고 판단이 주된 배경"이라며 "실물지표가 개선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그간의 하강세가 멈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소비 측면에서는 소비자 물가 지수가 5월에 작년 동월대비 2.7% 상승세를 보였고 수출도 올해 초까지 대폭 감소하는 모습이었지만 지난 2월부터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요쪽 물가 압력은 상당히 줄어든 모습이지만 그동안 국제유가가 지난해보다 상당히 떨어진 수준이고 환율이 하향 안정세로 접어든 게 소비자 물가 하락의 주된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이 총재는 "환율과 주가 등 가격변수가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이고 가계와 중소기업 대출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와 시중 자금의 단기화 현상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 총재는 "따라서 그동안의 경기 하강세가 일단락됐다는 점은 분명하나 올 하반기 이후 경기 회복 지속세를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총채는 이러한 판단의 배경으로 "그동안 물가 안정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많았지만 최근 들어 비용 측면에서의 물가 상승 요인중 하나인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공요금 인상 문제 등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 상승 여부에 대한 견해차는 있겠지만 현재 세계적으로 경기침체 국면이 지속되고 있어 수요가 아직 강하지 않은 상황이라 작년과 같은 대폭 상승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총재는 "다만, 물가가 두 세달 전에 비해 비용 부문의 상승 압력이 높아진 영향으로 상황이 않 좋아 진 것은 사실"이라며 "올 하반기 비용 측면에서의 상승 압력이 점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국제유가가 추가로 상승하면 물가와 경상수지, 그리고 성장 전망치를 반영해 오는 7월에 한은 경제전망을 통해 공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동성 이슈 및 일부 자산가격 쏠림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이 총재는 "현재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과잉 유동성 이슈는 균형잡힌 시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화정책을 집행하는 입장에서는 원자재 가격상승도 고려해야 하나 다른 수요나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대처가 맞다는 것.
경제상황에 대해서 어느 쪽에 더 중점을 두느냐, 어떤 게 더 위협이 더 크냐를 보고 통화정책을 펴 나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단기자금 증가율과 관련, 최근 2~3개월전부터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움직이는 모습"이라며 "현재 그 수준은 미미한 편이나 시중 유동성의 실물로의 원활한 이동 차원에서 당분간 관심을 가지고 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