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살길은 해외”…중국 대신 ‘미·일 진출’ 열기 뜨겁네

입력 2024-07-14 08:01 수정 2024-07-14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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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까지 화장품류 누적 수출 40억4000만 달러...중국 비중 매년 줄어

조선미녀ㆍ스킨1004ㆍ코스알엑스 등 주목
“까다로워진 미국 진출…전문가 지원 필요”

▲일본 도쿄돔 전광판에서 송출된 글린트·프레시안 영상 광고.  (사진제공=LG생활건강)
▲일본 도쿄돔 전광판에서 송출된 글린트·프레시안 영상 광고. (사진제공=LG생활건강)

국내 화장품 업계 대표 수출국으로 꼽혔던 중국 시장이 비실거린 가운데 미국, 일본 등에서는 K뷰티가 약진하고 있다. 특히 아마존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국내 중소 브랜드들이 조용한 입소문을 타고 있다.

14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화장품류 누적 수출액은 40억4000만 달러(약 5조60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8% 늘었다. 이 흐름이라면 올해 연간 화장품 수출액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2021년(92억2000만 달러)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별로 보면 1~5월 최대 수출국은 중국으로, 수출액은 10억5000만 달러였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11.6% 줄었다. 미국은 7억2000만 달러로 2위였는데, 같은 기간 67.8% 증가했다. 일본(4억1000만 달러)과 베트남(2억3000만 달러)도 각각 26.6%, 24.6% 늘었다.

국내 화장품 수출 사업은 과거 중국에 집중됐다가 최근 미국, 일본, 동남아, 유럽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올해 K-화장품 수출국은 170개국이 넘는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중국 대신 미국과 일본 시장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중국의 경우 현지 경기 부진과 트렌드 변화로 K뷰티의 위상이 이전 같지 않아서다. 특히 중소 업체들의 제품이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주목받는 브랜드로는 조선미녀와 스킨1004, 코스알엑스가 꼽힌다. 중소 브랜드들은 미국 시장에서 주로 이커머스인 아마존을 통해 제품을 판매한다. 지난해 아마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조선미녀의 '맑은쌀선크림'은 선크림 부문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스킨1004의 '히알루-시카 워터핏 선 세럼'도 지난해 7월 아마존 할인행사에서 선크림 품목 중 1위를 기록했다.

▲왼쪽부터 조선미녀 '맑은쌀선크림', 코스알엑스 '어드벤스드 스네일 뮤신 파워 에센스'. (사진제공=조선미녀·코스알엑스)
▲왼쪽부터 조선미녀 '맑은쌀선크림', 코스알엑스 '어드벤스드 스네일 뮤신 파워 에센스'. (사진제공=조선미녀·코스알엑스)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인수한 코스알엑스도 미국 아마존에서 화장품 부문 1위를 차지하는 등 현지 반응이 뜨겁다. 특히 스킨케어 제품 '어드벤스드 스네일 뮤신 파워 에센스'는 미국 아마존에서 세럼 부문 1위에 오른 대표 품목이다. 이 제품은 인기에 힘입어 올해 3월 둘째 주부터 미국 대형 유통 체인 코스트코에도 입점했다.

일본에서는 한국 아이돌 가수와 K콘텐츠의 유명세 덕에 국내 색조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애경산업 브랜드 '에이지투웨니스(AGE20’s)'와 '루나(LUNA)', 아이패밀리에스씨의 '롬앤' 등이 인기 브랜드로 꼽힌다.

특히 LG생활건강은 지난해 9월 국내 색조 화장품 브랜드 ‘힌스’ 모회사인 비바웨이브의 지분 75%를 425억원에 인수했다. 힌스는 해외 매출이 전체의 50%를 차지하는데 이 중 일본 비중이 가장 높다. 여기에 메이크업 브랜드 ‘VDL’, ‘글린트’, ‘프레시안’의 현지 마케팅 전개에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주력으로 삼았던 중국 시장의 부진에도 국내 화장품사들의 수출이 성장세를 보이자 정부도 적극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K뷰티 산업이 신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올해 1조 원 이상 무역보험을 공급하고 중견·중소기업 대상 수출보험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에 더해 현장을 고려한 보다 구체적인 지원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경옥 대한화장품협회 글로벌협력실장은 "미국의 경우 2022년 12월 말부터 미국 화장품 규제 현대화법(MoCRA)이 제정돼 이전보다 진출이 까다로워졌다"며 "중소기업의 경우 관련 규제에 대응할 인력이 부족하므로 전문가 양성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에서는 색조 화장품 중심으로 인기가 있는데, 장기적으로 현지 스킨케어 브랜드를 위협할 만한 기술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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