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공부 등에 치여 평일에 충분한 수면시간을 갖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전문가들은 평일에 충분한 수면시간을 갖지 못했다면 주말에 보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단, 평소와 비슷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되 총 수면 시간을 2시간 이상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건강보험 진료데이터에 따르면, 2018년부터 5년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병원을 찾은 ‘수면장애’ 환자가 약 110만 명으로 5년간 30% 이상 급증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 자료에서 한국인 평균수면 시간은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성인의 적정 수면시간은 통상적으로 7~8시간으로 인생의 3분의 1이다. 수면은 낮에 쌓인 스트레스와 육체의 피로를 해소하고 기억 등의 인지기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고혈압, 당뇨 등 대사성 질환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수면시간이 짧으면 식욕을 촉진하는 호르몬 분비가 증가해 체중 증가 및 복부비만, 대사성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신체 리듬의 균형이 깨져 피로가 증가하고 낮 동안 학습장애, 안전사고, 능률저하와 기분 장애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짧은 시간 잔다고 수면 장애로 판단할 수는 없다. 다음날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억지로 잠을 청하면 오히려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황경진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수면의 질을 높이고자 억지로 잠을 자려고 하면 오히려 스트레스와 불안을 증가시켜 불면증을 유발,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누운 뒤 20~30분 동안 잠이 오지 않는다면 잠자리에서 벗어나는 것을 추천한다”라며 “주변 조도를 낮춘 상태에서 독서, 명상, 음악 감상을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 잠이 자연스럽게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자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을 매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음식 섭취와 스마트폰 사용은 3시간 전부터 될 수 있으면 자제해야 한다. 스마트폰 액정화면에서 방출되는 블루라이트는 멜라토닌 생성을 억제하고, 전반적인 수면 리듬을 늦춰 잠드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지연시킨다.
잠자리에 들고자 음주를 하는 것은 수면 건강에 좋지 않다. 술을 마시면 잠에 쉽게 들 수도 있지만, 깊은 잠이 들지 못하고 자주 뒤척여 오히려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다. 커피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도 하루 1잔 넘게 마시지 않는 게 좋다.
따뜻한 봄바람이 찾아오며 춘곤증에 시달리는 이들도 있는데, 수면장애와는 다르다. 춘곤증은 의학 용어나 의학적인 진단명이 아니며 봄에 신체적 리듬이 떨어져 나른함, 졸음, 무기력함을 호소할 때 쓰인다.
황 교수는 “춘곤증은 계절의 변화에 적응하며 발생하는 일종의 생리적인 피로감으로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지만, 햇빛을 보지 않고 일하는 직장인, 운동하지 않거나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에게 더 쉽게 나타난다”라면서 “일반적으로 2주 이내로 증상이 사라지지만, 만약 피로감이 그 이상 계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낄 정도의 극심한 피로, 심한 졸음이 나타난다면 춘곤증이 아닌 수면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