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오락관이 그립다면? ‘역대급 노캔’ 갤럭시 버즈3프로를 써보자 [써보니]

입력 2024-08-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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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청력 잃어가던 기자가 버즈3 프로를 만났을 때
노이즈 캔슬링으로 외부 소음 차단…소음 많은 장소 유용해
뛰어난 노캔 기능…종업원들과 소통할 땐 잠시 빼주길
역대급 성능에 다채롭고 풍부한 음향…"역시 음악은 메탈이죠"
버즈3 프로-아이폰 연결되지만 세부 조정은 불가 아쉬워

▲소란스러운 카페에서 '열일' 중인 갤럭시 버즈3 프로. (이수진 기자)
▲소란스러운 카페에서 '열일' 중인 갤럭시 버즈3 프로. (이수진 기자)

어! 강남역 스타벅스가 원래 이렇게 조용했던가?

외근이 많은 기자는 카페에서 업무를 보는 날이 많습니다. 손님이 잔뜩 몰린 서울 시내의 카페는 마치 락 페스티벌 현장처럼 소란스럽습니다. 그래도 이런 곳에서 전화 통화로 취재하고 기사도 마감합니다.

늘 이렇게 살아왔습니다. 세상의 모든 소음을 날것의 귀로 다 흡수해 왔습니다. 7월 삼성전자가 선보인 신제품 ‘갤럭시 버즈3 프로’를 직접 사용하기 전까지는요.

버즈3 프로를 한 달 동안 사용해봤습니다. 이전에 사용한 제품들은 7년 전 구매한 애플의 에어팟 1세대와 유선 이어폰입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이번 버즈3 프로 덕분에 처음 사용해보는 셈이죠.

버즈3 프로를 만난 뒤 일상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여느 때처럼 서울 강남 번화가의 스타벅스를 찾았습니다. 버즈3 프로를 귀에 착용하자 ‘위잉-’하는 외계인(?) 같은 소리와 함께 노이즈 캔슬링이 자동으로 시작됩니다. 귀를 진공 포장하는 느낌과 비슷합니다. 귀 내부가 물에 잠긴 것 같고 살짝 답답한 느낌도 들죠. 그렇게 외부 소음이 차단됩니다.

이거 쓰고 나서 세상에서 고립됐다. 진작 고립될걸.

버즈3 프로를 착용한 뒤 그곳이 그렇게 조용해질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서로 배틀하듯 핏대를 세우고 목청을 자랑하는 손님들, 손님들의 닉네임을 부르며 울부짓는 스타벅스 직원들의 목소리가 상당히 줄어들었습니다. 광기의 세상 가운데에서 홀로 평화를 지킬 수 있습니다.

여태껏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써본 적 없는 기자는 그런 세상이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그간 날것의 귀로 세상의 소음을 다 흡수해 왔는데…. 지난날이 후회스러웠습니다.

엄마, 이 이어폰이 있었으면 공부에 더 집중해서 하버드 갔을 텐데요.

물론 노이즈 캔슬링을 사용한다고 해서 모든 소음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약 20~40% 정도의 소음만 남는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는 버즈3 프로의 ‘노이즈 캔슬링’ 기능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성능 측면에선 역대급이라고 불립니다.

낄낄빼빼: 버즈3 프로를 낄 때와 빼야 할 때

회사 사무실에서 결계를 치고 싶을 때, 지하철 1호선에서 예수님 말씀을 듣기 싫을 때 사용하면 좋습니다.

카페나 편의점 같은 곳에서 종업원들과 대화할 때는 부디 버즈3 프로를 귀에서 제거해주기 바랍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뛰어난 요즘 무선 이어폰 때문에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KBS ‘가족오락관’의 ‘고요 속의 외침’을 반복하고 싶지 않으면 부디 빼주세요.

▲노이즈 캔슬링의 조상격인 KBS ‘가족오락관 – 고요속의 외침’.  (사진-유튜브 KBS 캡처)
▲노이즈 캔슬링의 조상격인 KBS ‘가족오락관 – 고요속의 외침’. (사진-유튜브 KBS 캡처)

기자는 무인 셀프 계산대에서 바코드 찍히는 소리를 못 듣고 계산을 하다가 오해를 받기도 했습니다. 형사 처벌을 받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가장 신기한 부분은 노이즈 캔슬링의 인공지능(AI) 기능입니다. 특정 소음을 인식하고 구분 지어 그에 맞는 노이즈 캔슬링 정도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공사장 옆을 지나가면 노이즈 캔슬링의 강도가 높아지고, 사이렌을 켠 구급차가 지나가면 기능이 중단되는 식입니다. ‘ANC(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기능입니다.

실제로 음악을 들으며 걸어가는데 음악이 갑자기 중단됩니다. 블루투스 기능이 끊긴 줄 알고 당황하지만, 아닙니다. 그 찰나에 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지나갑니다. 사이렌 소리가 곧 줄어들면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다시 활성화되고 음악이 재생됩니다.

똑똑해진 버즈3 프로와 그렇지 못한 사용자

버즈3 프로는 더 똑똑해졌습니다. ‘음성 명령’ 기능이 추가돼 “음악 재생”, “전화 수신” 등 단어를 말하면 음악을 재생하거나 전화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마이크의 위치가 사용자의 입과 가까워져 사용성이 좋아진 덕분입니다.

아직 쑥스러워서 써보지는 못했습니다.

이어폰이면 이어폰 본업도 잘해야지?

이번 버즈3 프로는 음향 기능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안정적인 고역 재생이 가능한 ‘평판 트위터’가 ‘2-Way 스피커’에 새롭게 적용돼 재생 대역이 2배로 확대됐습니다. 고급 음향 기기에 채용되는 듀얼 앰프 시스템도 탑재돼 사운드가 선명하고 깨끗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번 버즈3 프로의 음질을 평가하기 위해 헤비메탈 음악을 집중해서 들어봤습니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확실히 음향이 풍부하고 다채롭게 전달된다고 느껴졌습니다. 역시 음악은 메탈이죠.

당황스러운 배터리 용량…대체 언제까지 돌아가는 건데

과거에 사용했던 애플 에어팟 1세대는 수년간 헌신한 끝에, 사용 시간이 1분밖에 가지 않을 정도로 배터리 성능이 저하됐습니다. 사용 중에 잃어버리는 사람도 많다는데, 이 정도면 아주 호상이죠.

▲아이폰14프로에서 확인되는 버즈3 프로의 배터리 용량 (이수진 기자)
▲아이폰14프로에서 확인되는 버즈3 프로의 배터리 용량 (이수진 기자)

버즈3 프로의 배터리를 정확하게 측정해보지는 않았지만, 4일에 충전한 이후 10일인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없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매일 사용하는 시간이 평균 3~6시간인 점을 고려하면, 배터리가 비교적 오래 간다고 느껴집니다. 버즈3 프로의 배터리 용량은 이어버드가 53mAh, 케이스가 515mAh입니다.

“아쉬운 점도 있어요.”…앱등이의 구슬픈 사연

버즈3 프로의 세부적인 설정을 조정할 수 있는 ‘웨어러블(Wearable)’ 앱(애플리케이션)이 있습니다. 문제는 갤럭시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앱이라는 점입니다.

애플 아이폰에서 버즈3 프로 기기를 등록하고 블루투스로 연결해 사용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지만, ANC 설정이나 ‘내 이어버드 찾기’ 등 기능을 사용할 수가 없어 아쉬웠습니다.

▲갤럭시 Z플립 6와 갤럭시 버즈3 프로를 연동한 모습. 웨어러블 앱에서 세부 조정이 가능하다. (이수진 기자)
▲갤럭시 Z플립 6와 갤럭시 버즈3 프로를 연동한 모습. 웨어러블 앱에서 세부 조정이 가능하다. (이수진 기자)

이는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아이폰에서도 버즈 설정을 조정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디 양사가 원만하게 합의를 이루길 바랍니다.

갤럭시Z플립6 체험(기사: ‘귀염뽀짝’ 갤Z플립6, ‘14년 앱등이’ 기자 마음 흔들 수 있을까 [써보니]) 기간 동안 기기에 버즈3 프로를 연결하고 웨어러블 앱을 연결해봤습니다. 앱을 통해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강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너무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았다’고 생각되면 그 강도를 낮추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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