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후] ‘이슈 블랙홀’ 이재명이 사는 길

입력 2024-11-28 06:00 수정 2024-11-2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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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경 사회경제부 차장

▲ 박일경 사회경제부 차장
▲ 박일경 사회경제부 차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연일 뉴스를 도배하다시피 한다. 유죄와 무죄로 극명하게 갈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혐의에 관한 연이은 1심 판결을 계기로 ‘이슈 블랙홀’은 정점에 다가가는 듯하다.

공직선거법 위반·위증교사 혐의 외에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및 성남 FC 사건 △대북송금 의혹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등 총 5개에 달하는 사법 리스크 가운데 유죄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재판에서 무죄 선고가 나오면서 최대 수확은 ‘정치탄압 희생양’ 이미지다.

벌금 70만~80만 원이 점쳐진 공직선거법 사건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까지 법원 판단이 전혀 예측 불가하게 전개되면서 한국 정치 불확실성이 지나치게 커졌다.

민간 부문은 돌아가겠지만, 정치가 불안정하면 공공 부문은 멈춰 선다. 정권이 바뀌면 앞날이 또 어떻게 변할지 관료사회 불안감이 커져 위험을 감수하려 들지 않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 한국미션단은 이달 7일부터 2주간 진행한 연례협의 결과를 발표하며 내년도 한국 경제 성장률을 2.0%로 전망하면서 ‘강력한 경제정책’을 주문했다. 그만큼 우리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뜻인데, 강력한 경제정책을 주도하기 위해 총대를 메고 앞장설 공무원이 과연 있을까. 새 정부가 들어서 과거 정부 정책에 대해 일일이 시시비비를 가리는 전철이 반복되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로 수감생활을 하지나 않을까 걱정부터 들 것이다.

민간 영역 역시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미처 대비를 못하는 ‘불의타’를 맞으며 주가가 연일 하락세다. 롯데그룹은 제2의 대우 사태를 맞게 되는 건 아닌지 유동성 위기 루머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 한국 경제가 힘들어질 것이란 예상에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고 있다.

이처럼 암울한 경제·금융 소식들을 접하다 보면 국민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위기에 맞서 단합하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나, 착시 효과인지 나라 신경이 온통 이재명 재판에 쏠리며 다가오는 경제위기에 둔감해지는 분위기다. 집권 여당 한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현 정부 경제팀 성적을 90점 이상 슈퍼스타라고 평가하는 처지니 말이다.

가려진 눈들을 하루 빨리 뜨게 하고 위기에 강했던 대한민국을 되찾으려면 법원이 이재명 대표 관련 재판들을 신속하게 결론내야 한다. 단지 심리만을 속도 있게 진행해서는 부족하다. 2년 넘게 끌었던 1심이 끝난 사안들은 주요 쟁점 및 증거조사가 마무리된 만큼, 선고 일정까지 공판기간을 단축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사건을 배당받은 법관은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의 정치생명을 끊어낸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 좌고우면하지 말고 공정한 상식과 원칙에 맞게 오직 법과 양심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재판부에 위헌법률 심판 제청을 신청하는 등 재판을 장기화하려는 다양한 재판전략들을 적극 펼치리라 관측한다. 2027년 대통령 선거 전에 이 대표 신상에 불리한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란다. 이런 관측을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민주당과 이 대표에게 나라의 앞날을 위해 운명을 하늘에 맡기고 오히려 사법 리스크에 당당히 맞서는 모습을 보일 것을 부탁해 본다.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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