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구ㆍ김상현 등 식품ㆍ유통 수장은 연임…사업 일관성 일환
롯데그룹이 호텔롯데 법인 내 3개 사업부(롯데호텔·롯데면세점·롯데월드) 대표이사를 모두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반면 그룹의 모태인 식품·유통 계열사 수장들은 사업 일관성의 일환으로 자리를 지키게 됐다.
롯데가 발표한 2025년 정기임원인사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고강도 인적 쇄신 기조가 그대로 반영돼 대표이사 3인이 물러났다. 후임 인사로는 정호석 롯데지주 사업지원실장(부사장)이 호텔롯데 대표로 내정됐다. 정 신임 대표는 롯데월드, 롯데면세점을 포함한 호텔롯데 법인을 총괄하는 법인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정 부사장은 롯데 그룹사의 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경영 리스크를 관리해온 경영 전문가다. 호텔의 글로벌 사업 확장과 위탁 운영 전략을 본격 가동할 방침이다. 정 신임 대표의 최대 과제는 '재무구조 개선'이 손꼽힌다.
롯데면세점은 김동하 롯데지주 HR혁신실 기업문화팀장(상무)이 전무로 승진하며 대표로 선임됐다. 김 전무는 롯데 정책본부 개선실, 롯데슈퍼 전략혁신부문장 등을 거쳐 2022년부터 롯데지주 기업문화팀장으로서 그룹 노무와 생산성 관리해왔다. 1970년생으로 그룹 내 젊은 인재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롯데의 방향에 적합한 임원으로 평가된다.
호텔롯데의 캐시카우였던 롯데면세점은 업계 1위를 유지 중이지만 면세사업 부진으로 침체다. 올 3분기 46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손실 폭이 362억 원 증가했다. 6월 비상경영 체제 선포 후 조직 간소화, 임원 급여 및 업무추진비 삭감 등을 단행하며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김 전무는 유통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추진력도 강하다”라며 “롯데면세점의 사업과 조직을 강하게 개혁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롯데월드 대표로는 권오상 신규사업본부장(전무)이 내정됐다. 권 전무는 1994년 롯데백화점으로 입사 후 2013년부터 12년 동안 롯데월드의 전략·신사업·마케팅·개발 등을 책임져온 테마파크 전문가다. 최근에는 롯데월드의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베트남과 동남아 현지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직접 기획, 추진해왔다.
한편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부회장)와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부회장) 등 사업 전략 일관성 유지를 위해 자리를 유지한다. 롯데웰푸드 등 식품군은 해외 진출, 백화점 등 유통군은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자산재평가를 통해 자본 증가 및 부채비율 축소, 신용도 개선 등 재무 건전성 제고에 나서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식품 및 유통 계열사는 올해 중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사업실행력을 높일 방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