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수도권 청약시장의 열기가 지속되고 있다. 견본주택에 인파가 몰리는 것은 물론이고 청약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공급 절벽'이 가까워 지면서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수요자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서울원 아이파크'는 1414가구 일반공급에 총 2만2100명이 접수해 평균 1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원 아이파크는 전용면적 91㎡ 이하는 1순위 마감했고 전용면적 105㎡ 이상 일부 타입에 대해 2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을 통해 공급하는 서울원 아이파크는 견본주택 개관 후 3일간 약 3만 명이 찾으면서 흥행을 예고한 바 있다.
서울원 아이파크와 같은 기간 청약에 나선 서울 영등포구 'e편한세상 당산 리버파크'는 57가구 모집에 1만9404명이 접수해 평균 340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다. 경기도 안양시 '평촌자이 퍼스니티'는 299가구 모집에 3919명이 청약해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평촌자이 퍼스니티 견본주택도 개관 이후 사흘 동안에만 1만5000여 명이 방문했다.
청약을 앞둔 다른 수도권 단지도 비슷한 모습이다. 서울 성북구 삼선5구역 재개발을 통해 선보이는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는 지난 주말 견본주택을 열었는데 3일간 약 1만여 명이 찾았다. 같은 시기 개관한 서울 강서구 '힐스테이트 등촌역' 견본주택에도 수요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는 공급 부족 우려로 수요자들이 청약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청약자는 110만3229명(11월 27일 기준)으로 2022년 41만5474명, 지난해 57만2207명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청약 경쟁률도 올해 20.5대 1로 2022년 15.2대 1, 2023년 9.6대 1보다 상승했다.
수도권 공급량은 당장 내년부터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3년 후 공급에 영향을 주는 착공 실적을 기준으로 추정했을 때 수도권 아파트 준공 물량이 올해까지는 2005~2023년 연평균인 15만6000가구를 웃돌겠지만, 내년부터는 이를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기준으로 3년 전인 2022년 착공 물량이 14만 가구에 그쳤다는 점에서다. 지난해 착공은 10만 가구에 불과해 준공 물량 감소세는 내년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사업성 등을 고려하면 급격한 공급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시점"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으로 향후 4~5년 후에는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으나 앞으로 2년 정도는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여건이 반영되면서 수도권 아파트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도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은 물량이 적은 데다 최근 몇 년 아파트는 커뮤니티가 많이 달라지는 등 세대가 변했기 때문에 신축 선호 현상은 계속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