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도 이달 중 인사…'쇄신' 의지 강력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변화’에 방점을 둔 차기 은행장 후보 교체를 결정하면서 후속 인사에 관심이 쏠린다.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부행장 등 임원들의 연쇄 인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달 말께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연말에 임원 인사가 이뤄진다”면서 “임원 인사와 함께 정기 조직개편도 함께 단행한다”고 말했다.
이번 임원 인사 폭은 다소 커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일단 국민은행 부행장 24명 모두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며, 상무 중에서는 11명이 같은 날 임기가 끝난다. 올해 말까지가 임기인 임원이 총 35명에 달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환주 후보를 차기 행장으로 낙점하면서 KB금융 이사회는 “은행장을 보좌할 경영진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우수한 젊은 인재들이 과감히 발탁할 것”이라고 대폭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현재 부행장들의 나이는 1964년생부터 1970년 생으로 구성됐다. 김진삼 부행장(경기지역그룹대표)과 박기은 부행장(테크혁신본부장), 이종민 부행장(경영기획그룹 대표) 등이 1970년 생이다. 강순배 부행장(CIB영업그룹 대표)은 이 후보와 같은 1964년 생이다.
이사회가 ‘젊은’ 인재라고 구체적으로 명시한 만큼 이번 인사에서는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인사에서도 ‘안정적인 세대교체 및 금융 불확실성 위기대응 위한 젊은 리더십(70년대생) 전면 기용’을 내세우며 젊은 리더를 신규 경영진으로 다수 임명한 바 있다.
우리은행도 이달 중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에 나설 계획이다. 임원 인사 예정은 13일인 것으로 전해졌으나, 다소 늦어질 수도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달 중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함께 발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13일 인사가 유력하나, 은행장 후보자의 의중에 따라 다소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는 정진완 차기 은행장 후보자의 의지가 강력하게 반영될 예정이다. 정 후보자는 “계파를 구분 짓지 않는 인사 기용으로 조직 쇄신을 이루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정 후보자의 약속이 아니더라도 현재 우리은행이 처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선 강력한 쇄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 후보자는 계파 갈등에 대해 잘 모른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매년 임원 인사때마다 한일·상업은행 출신 비율을 놓고 은행 안팎이 시끄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통합은행의 성격, 오랫동안 민영화되지 못한 그런 문제들 때문에 분파적이고 소극적인 문화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런 음지의 문화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1968년 생인 정 후보자의 나이가 젊다는 것도 대대적인 인사 쇄신에 나설 가능성을 높히고 있다.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부행장은 모두 12명이다. 이들 중 정 후보자보다 나이가 같거나 어린 부행장은 유도현 부행장(1968년 생)과 옥일진 부행장(1974년 생) 단 두 명 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차기 우리은행장의 가장 큰 과제가 조직 쇄신과 세대교체”라며 “우리은행의 내부 사정을 고려하면 취임 첫해부터 변화를 위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수 밖에 없다”고 예견했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