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KB증권 리서치본부는 비상 계엄령 사태를 두고 "약해진 펀더멘털에 더해진 정치 불확실성은 원화 자산의 매력도 반감시키는 요인"이라며 국내 증시에 보수적 접근을 권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일 오후 10시 24분께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비상계엄 선포는 1979년 10월 이후 45년 만으로, 1987년 민주화 이후 초유의 사태다.
윤 대통령은 "저는 북한 공산세력 위협으로부터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계엄령은 선포 6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국내 증시 및 관련 상품들은 간밤 크게 출렁임을 겪었다. 원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달러당 원화는 1446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환율이 1446원을 넘은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한국 관련 주식은 일제히 밀렸다. 국내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아이셰어즈 MSCI 사우스코리아'는 한때 7% 가까이 내려 52.68달러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고, 나스닥 상장된 쿠팡과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 웹툰엔터테인먼트도 주가가 급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30% 이상 급락했다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은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은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를 열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시장 불안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모든 가능한 금융과 외환 시장안정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했다.
한국은행도 이날 오전 9시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해 "비상 계엄 선포와 관련한 상황과 시장 안정화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고, 한국거래소도 "해외에 상장된 한국물의 가격 및 거래 상황, 환율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날 증권시장 및 파생 상품시장 등을 정상 운영하기로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