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정부 개입 부르는 TV홈쇼핑 ‘블랙아웃’

입력 2024-12-09 17:00 수정 2024-12-09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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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부 유승호 기자
▲생활경제부 유승호 기자

“터질 게 터졌다.”

CJ온스타일이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 홈쇼핑 방송 송출 중단, 이른바 블랙아웃 결정을 두고 홈쇼핑업계 관계자들은 모두 이같이 입을 모았다. CJ온스타일은 5일 자정부터 딜라이브와 아름방송, CCS충북방송에서의 방송 송출을 중단했다. 2015년 홈앤쇼핑이 한차례 블랙아웃을 결정한 바 있지만, 홈쇼핑업계 빅 4(CJ온스타일·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GS샵)에서 방송 송출을 중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CJ온스타일의 블랙아웃 결정 이유는 케이블TV 3사와 송출수수료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CJ온스타일은 송출 수수료 인하를 요구했고, 케이블TV 3사는 인하 수준이 과도하다고 보고 인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사가 IPTV,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채널을 배정받고 지급하는 비용을 말한다.

한국TV홈쇼핑협회의 2023년 홈쇼핑 산업 현황에 따르면 작년 TV홈쇼핑 7개 법인이 유료방송사업자에 낸 송출수수료는 1조9375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방송 매출액의 71% 수준이다. TV홈쇼핑사가 방송으로 상품을 판매해 100원을 벌면 이 중 71원이 송출수수료로 나가는 셈이다.

TV홈쇼핑사와 방송사업자 간의 송출수수료 갈등은 매년 반복된다. 이 갈등은 업황 악화에 근본적인 원인을 두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인해 유료 방송을 해지하는 코드 커팅(Code-cutting) 현상과 온라인쇼핑 성장세에 TV홈쇼핑 업계 업황은 날로 악화다. 방송사업자 역시 코드 커팅 현상으로 수익성에 타격을 받고 있다. 비용을 절감해야 하는 TV홈쇼핑은 수수료 인하를, 수익을 내야 하는 방송사업자는 수수료 인상을 외쳐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방송사업자의 수익을 TV홈쇼핑사에게 기대는 행태도 문제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작년 기준 케이블TV방송사의 매출 중 송출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42%로 방송수신료 매출액 비중(33.6%)보다 높다. IPTV 방송사의 송출수수료 비중은 작년 기준 30.8%로 케이블TV 방송사보다 상황이 낫지만, 송출수수료 비중이 계속 우상향하고 있어 홈쇼핑업계 우려가 높다.

도미노 현상도 우려된다. 홈쇼핑업계 빅 4 중 한 곳이 블랙아웃을 선언한 만큼 나머지 3개 업체도 블랙아웃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란 법이 없다. 롯데홈쇼핑과 딜라이브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대가검증협의체 구성을 요청한 상태다. 롯데홈쇼핑은 작년 딜라이브 강남과의 갈등으로 블랙아웃 직전까지 갔지만, 막판에 합의한 바 있다.

TV홈쇼핑사와 방송사업자간 송출수수료 갈등은 ‘시장실패’다. 송출수수료를 두고 한쪽은 비용으로, 다른 한 쪽은 수익으로 보는 데 서로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올 리 없다. 과기정통부가 마련한 홈쇼핑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지속되는 만큼 더욱 적극적인 정부의 중재역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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