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 이후 불과 며칠만에 탄핵안 투표까지 빠른 속도로 정국이 급변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탄핵안 투표 이후 시장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더욱 짙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한다면 정책, 집값 등 전반적인 측면에 파장이 커질 수 밖에 없단 지적이다.
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전문가들은 탄핵안 사태가 이어지면서 매수 심리 위축과 관망세가 맞물린 약세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지금 부동산 시장은 단기 급등 피로감과 대출 규제, 경기 침체 우려에 트럼프 정부 불확실성으로 매수 심리가 완전히 꺾인 상황"이라며 "여기에 탄핵사태로 국내 정치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한동안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전반적으로 관망세가 짙어지며 거래 위축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정치적 혼란에 따른 충격의 강도와 지속성에 따라 충격의 여파는 달라지겠지만, 단기에 수습되지 않는다면 타격이 심화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요소 중 하나인 '불확실성'이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탄핵으로 집값이 크게 하락하는 등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진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혼란이 수습되지 않는다면 정책 방향의 변동 가능성이 있어 이 부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사태로 초래된 환율 변동이 건설 원가 상승으로 연결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환율은 건설 자재만이 아니라 유가 등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탄핵 국면의 불확실성이 제거되더라도, 단기간 내 반등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 IAU 교수)은 "정치 일정의 불확실성이 줄어들 수 있겠지만, 경제 전반에 좋은 일은 아니니 관망세는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만약 탄핵이 통과되서 하나의 불확실성이 제거된다고 하더라도, 재선거란 날짜가 명시된 또 다른 불확실성이 생긴다. 시장은 한동안 관망세로 숨 죽일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소장은 "상황이 정리되더라도 공급 부족, 전세 상승, 금리 인하와 맞물린 섣부른 정책 부작용으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조정 약세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시장 수요자들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더욱 강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심 소장은 "이번 사태로 조기에 정권이 교체될 가능성도 커진 만큼 똘똘한 한 채로 쏠리는 수요가 더욱 커질 것이다. 주거 선호 지역에서 두 채만 보유하더라도 비용 부담이 상당히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