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지체할 수 없는 바이오 소부장 국산화

입력 2024-12-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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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한국과 일본의 무역 분쟁이 일어나며 일본은 한국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관리를 강화하고 한국을 백색 국가에서 제외했다. 갑작스러운 제재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은 미국에서 소재를 조달해 우리나라로 역수출하거나 중국에서 수입하는 등 자원 확보에 나섰다.

이후 4년이 흐른 2023년 3월에야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가 해제됐다. 이 기간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를 이루고 해외에서 소재를 공급하며 위기를 넘겼지만, 소부장 국산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 사건이었다.

소부장 국산화는 반도체뿐 아니라 바이오도 해당한다. 최근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성장하며 이를 생산하는 위탁개발생산(CDMO) 산업이 커졌고, 바이오의약품 CDMO에 쓰이는 생산 설비, 일회용 소모품 등을 공급하는 바이오 소부장도 성장했다. 바이오의약품은 살아있는 생명체로 치료제를 개발해 공정 과정이 까다롭고 오염에 취약하다. 소부장은 이 과정에 필요한 소재·부품·장비를 제공한다.

그러나 국내 바이오 소부장 산업은 여전히 국산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 에스티팜 등 세계 수준의 CDMO 산업과 달리 해외 의존도가 높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원부자재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한다. 주로 미국과 독일 등 바이오 소부장 강국에서 수입한다.

당장은 아니지만 먼 미래에 이들 국가와 무역 분쟁이 일어나거나 우리나라로 수출이 제한된다면 바이오 CDMO 산업에 악영향을 미친다. 당장 내일 공급이 끊기면 산업이 멈출 수도 있다는 의미다. 특히 최근 강대국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주의 무역으로 수출을 규제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중 무역 분쟁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 같은 팬데믹도 변수다.

그러나 국산화 작업은 지지부진하다. 정부가 바이오 소부장 국산화를 위한 여러 정책과제를 수행했지만, 상용화나 매출을 내지 못한 것이 대부분이다. 업계에서도 바이오 소부장 육성 전략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특히 바이오 CDMO 생산공정은 한번 세팅하면 바꾸기가 어려워 교체하기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려 국산화 후 상용화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한 바이오 소부장 업계 관계자는 국산화 데드라인을 5~6년으로 예상했다. 2030년까지 구체적인 성과가 없으면 앞으로 국산화는 더 힘들 거란 전망이다. 더 지체할 시간이 없다. 바이오 강대국으로 발돋움하고 ‘제2, 3의 무역 분쟁’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바이오 소부장 국산화를 하루빨리 이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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