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최소 내년 3월까진 암울”…8년 전 탄핵정국 땐 어땠나 [탄핵정국 후폭풍]

입력 2024-12-0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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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정국' 당시에도 유통업계 매출 타격
"사태 장기화 조짐 속 소비심리 위축은 불가피"

▲21일 서울 중구에 있는 명동 거리. 고이란 기자 photoeran@
▲21일 서울 중구에 있는 명동 거리. 고이란 기자 photoeran@

가뜩이나 게걸음이던 민간소비 회복세가 비상계엄령 및 탄핵정국 장기화에 직면하면서 당초 예상보다 더 암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16~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 당시에도 소비심리가 한껏 위축돼 유통업계가 직격탄을 입었던 만큼 이번에도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는 시각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일회계법인은 지난달 발표한 2025년도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국내 민간소비는 미약한 회복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나이스신용평가도 2025년 소매유통 부문 보고서에서 "민간소비 회복 지연과 높은 투자부담 지속 등으로 내년 유통업계 실적이 저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위 내용이 계엄령 및 탄핵정국 이슈가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업계는 이번 사태의 악영향이 최소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탄핵정국 당시에도 소비심리 악화가 수치로 확인된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 태블릿PC 보도가 나왔던 2016년 10월 말 당시 102였던 한국은행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국정농단 의혹이 확산한 11월 95.7로 급격히 하락했다. 이후 탄핵소추안 가결(12월) 직후인 2017년 1월 소비심리지수는 93대까지 하락해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가 마무리된 3월에야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소비심리 회복까지 4~5개월이 걸린 셈이다.

유통가는 당시 탄핵정국에도 대대적인 쇼핑 행사를 열었지만 정국 혼란 등 여파로 매출 회복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6년 11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정기세일을 열었던 롯데백화점은 전년 행사와 비교해 매출이 0.7% 감소했고, 현대백화점 역시 행사 매출이 1.2% 줄어들었다. 집회로 많은 인파가 모이면서 소비자들이 교통이 복잡한 도심 백화점을 덜 찾은 탓이다. 통상 연말 쇼핑 시즌이 있는 4분기는 매출 규모가 가장 커 유통업계 대목으로 꼽히지만, 이번 계엄령 및 탄핵 이슈가 연말 돌발악재로 작용한 셈이다.

한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영업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 상태"라면서도 "정국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대비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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