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형 RPG 다각화로 긍정 평가
연이은 흥행 실패 벗어날 기회로
잇달아 신작 흥행에 실패했던 엔씨소프트가 이번 신작 ‘저니 오브 모나크’로 웃음을 보이고 있다. 겨울방학을 앞두고 내놓은 회심작인 만큼 엔씨소프트 실적 회복에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구글플레이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저니 오브 모나크는 매출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저니 오브 모나크는 5일 출시 이후 꾸준한 상승 곡선을 기록 중이다. 출시 초기 매출 22위에서부터 시작해 주말을 지나 11위에 안착했다. 이후 5일 만에 구글플레이 매출 5위에 등극했으며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8위에 올랐다.
저니 오브 모나크는 리니지 IP를 기반으로 한 방치형 RPG(역할수행게임)이다. 방치형 RPG는 최근 국내외에서 인기 있는 장르로, 앞서 중국 게임사의 방치형 RPG ‘버섯커 키우기’ 역시 국내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현재 방치형 게임 중에서 구글플레이 매출 10위 안에 든 건 저니 오브 모나크가 유일하다. 리니지라는 인기 IP와 요즘 트렌드인 방치형 요소를 결합해 다른 게임과 차별화를 이뤄냈다는 분석이다. 출시 초기에는 리니지 IP를 활용해 신선함이 덜하다는 혹평을 받았으나 시간이 갈수록 저니 오브 모나크만의 재미가 드러나며 입소문이 퍼지자 이용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 BM에만 의존해오던 엔씨소프트가 비즈니스모델(BM) 다각화에 시도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받는다. 가벼운 방치형 게임에 맞는 합리적인 BM을 도입했다는 분석이다. 저니 오브 모나크는 확률형 아이템 외에도 인게임 광고를 도입했다. 이용자가 광고 시청을 통해 아이템을 획득하거나 광고 제거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식이다.
또 주목할 점은 국내 게임 시장에서 중국산 게임들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저니 오브 모나크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5위 중 3개의 게임이 중국산이며 국내 게임사 중에선 엔씨소프트가 유일하게 리니지M와 저니 오브 모나크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저니 오브 모나크가 엔씨소프트의 실적 개선 변곡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내놓은 신작 흥행에 실패한 바 있다. ‘배틀크러쉬’와 ‘호연’이 줄줄이 부진했으며 심지어 배틀크러쉬는 조기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다행히 쓰론 앤 리버티(TL)가 글로벌에서 흥행하며 한 숨 돌렸다. TL은 10월 1일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해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이용자 425만명을 돌파했다. 여기에 저니 오브 모나크가 선전하며 반등에 불을 당겼다.
현재 저니 오브 모나크의 선전으로 구글플레이 매출 상위 10개의 게임 중 엔씨소프트가 서비스하는 게임(리니지M, 저니 오브 모나크, 리니지W, 리니지2M) 4개나 올랐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4분기 출시될 저니오브 모나크에 큰 기대를 갖고 있고 흥행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며 “의미 있는 재무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저니 오브 모나크 출시 초기 일부 유저의 부정적 반응이 있었는데 유저들에게 리니지M, 리니지2M, 리니지W의 쿠폰을 제공하는 협업을 통해 유저 유입과 매출 발생이 나타나고 있다”며 “저니 오브 모나크가 대박은 아니어도 안정적인 매출 기여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 게임 성과에 따라 추가적인 (매출) 상승이 일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