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 수위 높여가는 검찰‧공수처…동시에 尹대통령 출석 통보

공조수사본부, 출석요구서 발송…尹 사건 공수처로 이첩
이상민 전 장관 등 국무위원 조사…검찰은 군 수뇌부 구속
尹이 수사 주체 선택…출석 불응 시 체포영장 청구 등 전망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공조수사본부가 대통령실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도 윤 대통령에 두 번째 출석 요구를 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국방부 조사본부로 구성된 공조본은 16일 대통령실과 한남동 관저에 윤 대통령에 대한 출석요구서를 전달하려고 시도했지만, 대통령경호처가 수령을 거부하면서 불발됐다. 윤 대통령은 내란과 직권남용 등 혐의를 받는다.

공조본은 이날 출석요구서를 전달하기 위해 대통령실을 찾았으나 ‘대통령 직무정지 상태에서 출석 요구서 전달은 비서실 업무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확인하고 발길을 돌렸다. 이후 공조본은 한남동 관저로 이동해 출석요구서를 직접 전달하려 했으나 대통령경호처 역시 업무 소관이 아니라며 수령을 거부했다.

이날 공조본의 출석요구서는 윤 대통령에게 “18일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공수처 청사로 출석하라”는 것이었다. 공조본은 인편과 별개로 등기 우편으로 출석요구서를 발송했기 때문에 출석요구 효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이날 오전 비상계엄 사건 일부를 공수처로 이첩했다.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전 계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 5명 사건이다.

향후 윤 대통령의 출석 요구 불응 등에 대비해 영장을 검찰이 아닌 공수처를 통해 청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 특수단 관계자는 “영장 문제 등 신속하게 사건을 진행하려면 공수처 협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에 대한 수사는 지금처럼 경찰 특수단과 검찰이 협의해 진행할 계획이다. 공수처와 공조 차원에서 대통령과 군 수뇌부 등에 대한 수사 역시 이어갈 예정이다.

경찰 특수단은 전날 문상호 정보사령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긴급체포했다. 문 사령관은 계엄 선포 후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 투입을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다.

김용현 전 장관과 각별한 사이로 알려진 노 전 사령관은 민간인 신분으로 계엄 준비에 ‘비선’으로 참여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또 계엄 선포 전후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이날 오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특수단은 그간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 11명 가운데 절반 이상을 이미 불러 조사했다.

▲박세현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본부장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수사 관련 브리핑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도 윤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수본은 이날 윤 대통령에게 다시 소환을 통보했다.

앞서 특수본은 윤 대통령에게 15일 오전 10시 출석할 것을 통보했지만, 윤 대통령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2차 소환에도 응하지 않으면 검찰은 3차 소환을 통보하거나 법원에 체포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내란 혐의 사건을 두고 검찰과 공수처가 동시에 출석을 요구한 만큼, 윤 대통령이 수사기관 한 곳을 택해 출석할 가능성이 크다. 수사 기관을 골라 출석하는 ‘수사기관 쇼핑’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윤 대통령이 수사기관의 조사 요구에 아예 불응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검찰과 공수처 모두 체포영장을 청구해 신병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경호처와 대치할 수도 있다.

특수본은 군 수뇌부에 대한 신병 확보도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계엄 당시 707특수임무단 등 휘하 부대를 국회에 투입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 대해 전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곽 전 사령관은 이날 구속됐다.

비상계엄 사건과 관련해 현역 군인이 구속된 건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 이어 두 번째다. 검찰은 전날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과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