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수 37명, 종신형으로 감형해
민주당 대선 패배 이후 차남 사면
퇴임을 고작 한 달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막바지 행보가 빨라졌다. ‘아들 사면’을 시작으로 사형수 감형ㆍ대외 군사원조 확대 등에 속도를 내는 것. 정권 교체가 확정된 지난달 미국 대선 이후 상ㆍ하원은 물론 여론의 반응마저 개의치 않으며 권한을 행사 중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민간 시설을 겨냥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규탄하며 추가 무기 지원을 확언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성탄절에 우크라이나 도시와 에너지 시설에 다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단행했다면서 “충격적인 공격의 목적은 겨울에 우크라이나 국민의 난방과 전력 공급을 차단하고 전력망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국민은 평화롭고 안전하게 살 자격이 있으며 미국과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승리할 때까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의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해 임기 막바지 우크라이나에 최대한 많은 무기를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퇴임 한 달을 남긴 미국 대통령이 상원과 하원은 물론 여론의 반응마저 개의치 않으며 권한을 모두 행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보다 앞서 성탄절을 앞두고 사형수에 대한 대대적인 감형도 단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탄절을 이틀 앞두고 연방 사형수 40명 중 37명을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감형했다.
해당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는 사형에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적극적인 사형 찬성론자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은 ‘감형’ 발표 이튿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조 바이든이 미국 최악의 살인범 37명의 사형을 감형했다”면서 “이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난했다. 이어 “피해자의 친구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적극적인 권한 행사는 임기 막바지에 절정에 이르고 있다. 이런 행보는 대선 패배가 확정된 이후에는 차남 헌터 바이든을 전격 사면하면서 본격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들에 대한 수사와 기소가 자신을 노린 정치적 목적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사면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 2일 헌터에 대한 사면을 발표하면서 “아버지이자 대통령으로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을 국민이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당시 AP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임기 이후 법치에 대한 존중과 규범을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결국 아들을 돕는 데 지위를 이용했고, 미국인들에게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했던 공적 약속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AFP통신도 “미국 사법 시스템의 독립성에 대한 새로운 반성을 촉발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