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GTX-A 노선 운정중앙-서울역 구간 개통을 이렇게 평가했다. 3월 동탄-수서 구간에 이어 운정중앙-서울역 구간이 베일을 벗으며 인근 주민 사이에서도 기대감이 증폭된 모습이다. 서울에 있는 직장까지 버스와 지하철을 번갈아 타며 먼 길로 다니던 이들의 새로운 발이 생겼다는 평가다.
27일 서울 용산구 GTX-A 노선 서울역 대합실은 개통 막바지 단장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작업자들은 바닥에 떨어진 먼지를 쓸고 닦는 데 여념이 없었다. 새로운 노선 개통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내일부터 역사를 찾을 탑승객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었다. 개찰구 아래 LED 모니터와 벽면 곳곳엔 ‘축 개통’이라는 글자가 내걸렸다.
고속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약 3분 만에 승강장으로 내려갔다. 일반적인 서울 시내 지하철보다는 깊다는 느낌을 받았다. 10시 13분 운정중앙역행 열차는 정시에 문을 닫고 출발했다. 운정중앙-서울 구간의 총 길이는 32.3km이며 서울역에서 출발해 연신내역, 대곡역, 킨텍스역을 지나 운정중앙역까지 운행한다. 추가 역인 창릉역은 내년 초 착공해 2030년 개통할 예정이다.
서울역에서 운정중앙역까지의 최고 속도는 시간당 171㎞다. 전 구간에서 시간당 100㎞를 넘는 고속 운행을 하는데도 기존 지하철 대비 큰 진동이나 소음을 느끼지 못했다. 열차 내부는 수서-동탄 구간과 같다. 8칸이 한 편성으로 구성돼 있고 일반 지하철보다 좌석 폭이 30㎜ 넓다.
두 역 사이 총 소요 시간은 21분 30초다. 기존에는 경의중앙선 운정역에서 서울역까지 지하철로 46분, 광역버스로 1시간 이상 걸렸다.
열차는 서울역 출발 12분 만에 3호선, 서해선, 경의중앙선, 교외선(2025년 1월 재개통 예정)과의 환승역인 대곡역에 정차했다. 승강장인 지하 8층부터 지상 1층까지는 고속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것이 24초로 가장 빠르다.
주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했던 수서-동탄 구간과 달리 운정중앙-서울 구간은 서울역을 제외한 전 역에 분당 150m로 움직이는 고속 엘리베이터(21인승)를 다수 설치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환승은 지상 2층에서 가능하다.
대곡역은 GTX-A 노선의 운행을 총괄 지휘하는 종합상황실이 설치된 역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A 노선 전체 역사 상황을 통합해 관리할 수 있다. 한국 철도 운영 기관에서는 최초로 안전관제설비도 도입했다.
김중곤 지티엑스에이운영 안전감사실 실장은 “(A 노선 정차역 중) 지상에 건축물을 올릴 수 있는 유일한 역이라 이곳에 종합상황실을 마련했다”며 “한국철도공사 구로관제센터와 업무가 이원화돼 있으며, 총 770개의 CCTV를 통해 A 노선의 전반적인 상황을 24시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 대곡역을 떠난 열차는 마지막 역인 운정중앙역으로 향했다. 두 역 사이 소요 시간은 약 11분이다. 운정중앙역은 역내 버스 복합환승센터가 설치돼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파주 전 지역으로 향하는 12개 버스 노선이 정차한다. 역시 고속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것이 환승센터나 역사 외부로 나가는 가장 빠른 길이다.
최성철 에스지레일 건설운영본부장은 “출입구 인근 유휴부지에 임시주차장 1009면을 조성한 상태”라며 “2026년 하반기까지 환승센터 내부에 940여 면의 주차장을 완공하면 임시주차장 부지는 공원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본요금은 수서-동탄 구간과 같은 3200원이다. 거리요금은 이동 거리 10km 초과 시 5km마다 250원이 붙는다. 서울-운정중앙 편도 요금은 4450원 수준이다. 수도권 통합 환승 할인이나 K패스, 교통 취약계층 및 주말 할인이 적용되지만 기후동행카드는 사용할 수 없다.
개통 초기 운행 안정화를 위해 7개 편성의 열차가 약 1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내년 1분기 내 단기적으로 열차를 추가 투입해 출·퇴근 시간 기준 6.25분까지 운행 간격을 줄일 방침이다. 최 본부장은 “편성도 10개로 늘리고 왕복 운행횟수도 확대해 최대한 빨리 이용객 불편을 감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