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적·가학적 세계관…'기괴한 생존주의'
이용률 서서히 감소 중인 넷플릭스, 반등?
넷플릭스 이용률이 서서히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킬러 콘텐츠 '오징어 게임2'가 이 같은 감소세를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영화계에 따르면, 최근 공개된 '오징어 게임2'에 대한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이야기가 정체돼 있다"(뉴욕타임스), "재미와 변주가 부족하다"(할리우드리포터), "예전만큼 날카롭지 않고 독창성이 사라졌다"(USA투데이) 등 시즌1보다 참신함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시즌2는 거액의 상금을 받아낸 기훈(이정재)이 불현듯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게임에 참가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시즌1과 마찬가지로 단순한 게임을 통해 패자의 목숨을 빼앗는다는 유희적이며 가학적인 세계관이 기본 세팅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 잔인한 살상의 이미지가 주를 이룬다.
기훈이 타인들의 목숨값을 운운하며 왜 다시 게임이 참가하는지에 관한 동기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게 첫 번째 단점으로 거론된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게임이 참가했던 한량이 갑자기 각성해 만인의 생명을 보듬는 수호자가 된 것.
사회적 약자들을 다루는 방식도 여전히 문제적이다. 이번 시즌에는 트랜스젠더, 임산부, 노인, 코인 투자 실패자 등 과거와는 조금 달라진 계층들이 게임에 참가한다. 고통을 등에 업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극한의 상황에 가두면서 기괴한 생존주의를 외치는 지난 시즌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한다.
또한, 이 같은 살육의 현장을 급습하려는 준호(위하준)의 플롯과 게임이 진행되고 있는 기훈의 플롯이 제대로 맞물리지 않으며 겉돈다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기훈과 함께 이 잔인한 게임을 주최한 수뇌부를 체포하려는 준호의 움직임이 에피소드 내내 힘을 잃고 방황하는 것이다.
자신이 이 게임을 해봤다며 군중을 통솔하려는 이정재의 액션 역시 상당히 작위적이라는 평가다. 지난 시즌과 달리 강하늘, 임시완, 이진욱 등 스타급 배우들이 많이 출연했는데, 이들의 연기가 제대로 살지 않았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거론된다.
이 밖에도 과거 대마초 흡연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탑(최승현)이 마약을 일삼는 래퍼로 출연한다는 점도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탑의 연기 역시 어색하고, 민망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큰 기대를 모았던 시즌2가 작품성 면에서 혹평을 받고 있는 가운데, 공개 다음 날인 27일 관련주가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동반 폭락한 점도 눈길을 끈다.
한편 지난 20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4 콘텐츠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넷플릭스 이용률은 지난해보다 5.6%포인트(P) 감소한 44.4%를 기록했다.
스포츠 콘텐츠 제공에 주력한 티빙, 쿠팡플레이를 비롯해 양질의 콘텐츠로 이용률이 반등한 디즈니 플러스와 달리 넷플릭스만 큰 폭으로 이용률이 감소한 것. 콘텐츠에 대한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고 있는 시점에서 넷플릭스 비영어권 시청수 1위를 기록한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이 새로운 신드롬을 일으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