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법은 고객과 체질 개선…새 먹거리ㆍ해외사업에도 "적극 임해라" 주문
2025년 뱀의 해(을사년)를 맞은 주요 유통·식품그룹 수장은 올 한 해 시장 상황을 역대급 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기업 실적과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은 '고객'인 만큼 고객 중심 경영과 혁신에 힘을 싣겠다는 각오다. 또한, 각사 상황에 따라 재무건전성 개선과 해외사업 강화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를 '체질 개선'과 '핵심사업 경쟁력 제고'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롯데의 경우 지난해 유동성 위기설 등으로 곤욕을 치렀던 만큼 재무건전성 개선 등을 통한 시장 신뢰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힘을 싣겠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재도약의 토대를 다지기 위해 재무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해야 한다"면서 "불필요한 업무나 효율성을 저해하는 사항들이 없는지 돌아보라"고 주문했다.
신 회장은 또 고객 관점의 사업 혁신과 해외사업에도 힘을 실었다. 그는 "고객은 우리의 존재 기반인 만큼 사업 전반을 고객 관점에서 검토하고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끊임없이 모색하자”고 말했다. 아울러 글로벌 사업과 관련해선 "롯데만이 제시할 수 있는 혁신과 차별화된 가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롯데와 함께 국내 유통그룹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위기 상황 속 고객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우리의 본업 경쟁력은 ‘1등 고객’을 기반으로 한다”며 “1등 고객의 갈증에 먼저 반응하고 집요하게 실행하는 신세계 본연의 DNA, 우리의 본업을 실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회장은 또한 본업 실행 과정에서 업무방식을 개선하고 적극적으로 혁신해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고객을 두려워하되 변화는 겁내지 말자. 지금 우리는 몸을 사릴 이유가 없다”면서 “우리가 가꿔온 ‘신세계스러움’에 부끄럽지 않은 한 해를 보내자”고 당부했다.
이날 사내방송을 통해 새해 첫 메시지를 낸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초격차 경쟁력을 갖추고 글로벌 시장에 대한 도전을 통해 환경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문화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이 나날이 커지는 가운데, 식품, 물류, 엔터, 뷰티 분야 모두 글로벌 확장의 문이 열리고 있다"며 해외시장 상황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2426 중기전략 원년이던 지난해 미래 성장 기반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면서 "위기 극복과 성장성 회복을 위해서는 초격차 경쟁력이 필요한 만큼 잠재적 기회를 최대한 발굴해 성장으로 연결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역시 급변하는 상황 속 발빠른 대응을 통한 성장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정지선 회장은 이해관계자 간 협력과 공감, 신뢰 등을 통해 위기를 타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은 실천에서 시작되고 다양한 협력으로 확장되며 서로의 공감으로 완성된다"면서 "우리가 서로를 믿고 도우면서 함께 변화의 파고에 맞서 힘차게 나아가자”고 말했다. 정지선 회장은 신규사업에 대해서도 "성장통을 겪어야만 성공이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면서 속도감 있게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