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정부 숨은 부채 경제 뇌관으로
과잉생산 국제 문제 비화…무역 긴장 촉발
사회 긴장 고조·트럼프 복귀에 시험대 올라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경제는 현재 3대 과잉으로 인한 부담을 안고 있다. 과도한 건설로 인해 수천만 채의 아파트가 비어있거나 미완성으로 남아 있으며, 수조 달러에 달하는 부채가 지방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또 수출 급증을 주도한 산업생산은 전 세계적으로 무역 긴장을 촉발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중국 부동산시장 거품 붕괴로 인해 2021년부터 약 18조 달러(약 2경6398조8000억 원)의 중국 가계자산이 증발했다고 추산했다. 이는 가구당 약 6만 달러에 해당하는 규모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미국인이 입은 손실을 넘어서는 규모다. 당시 미국 가계의 손실은 현재 가치로 환산할 경우 주식과 다른 자산 등을 포함해 약 17조 달러에 이르렀을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이러한 타격은 코로나19 대유행 후폭풍과 함께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가 위축된 이유를 설명해준다. 사상 최대 부동산 거품 붕괴로 경제가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 되겠다는 중국의 목표 또한 예상했던 것 보다 수십 년 더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채 문제 또한 중국 경제의 위험 요소다. 중국 정부, 가계, 기업 등의 총부채는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약 300%에 육박한다. 특히 지방정부가 자금을 조달 하면서 조성된 ‘숨겨진 부채’는 중국 경제의 뇌관으로 꼽힌다. 일부 지표에 따르면 중국 부채 규모나 상환 부담은 금융위기 이전의 미국이나 10년 전 부채 위기를 겪었던 유럽보다 더 심각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중국의 과잉생산은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하는 추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경기 둔화에 대응하고 자국을 기술 대국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공장 부문에 투자를 집중했다. 이로 인해 제조업체들이 과잉생산으로 고통받고 물건 가격이 하락했다. 중국 기업들은 자국 내 소화하지 못한 상품을 팔기 위해 점점 더 해외로 눈을 돌렸다. 이로 인해 미국 등 서방 국가나 브라질, 인도 등 신흥 시장과의 무역 분쟁이 촉발되고 있다.
중국 경제는 수십 년간 엄청난 규모의 투자에 힘입어 성장해왔다. 처음에는 현대적 인프라를 구축하고 제조업 엔진과 대도시를 확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계속 이러한 전략을 고수하면서 오늘날 중국은 막대한 부채, 불필요한 아파트, 과잉 생산이라는 부작용에 시달리게 됐다고 WSJ는 지적했다.
중국은 3월 개최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2025년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당국이 자신감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목표치였던 ‘5% 안팎’의 성장률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3대 과잉 문제의 해결책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데다가 사회적 긴장 고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까지 겹치면서 새해 중국 경제는 시험대에 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