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도 M&A '발등에 불'
컬리·오아시스 IPO 상장 보수적 접근 전망
정치 지형과 고물가, 고환율 등으로 작년보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유통업계의 올해 인수합병(M&A)과 상장 계획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해 시장에 나온 M&A 매물은 별다른 소득 없이 해를 넘겨, 올해 성사 가능성에 대한 비관론도 커지고 있다.
삼정KPMG는 2일 올해 유통업계 산업 전망을 '중립'으로 진단했다. 누적된 물가 상승으로 체감물가가 여전히 높아 소비 회복이 지연되면서 유통업계 주춤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통계청의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을 봐도 작년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2.7%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 중심의 체감 물가를 보여준다.
올해 유통산업 전망에 비관론이 커지면서 관련 M&A 시장에도 먹구름이 낄 전망이다. 오프라인 유통채널, 이커머스 등에서 다수 매물이 나왔지만, 작년부터 이렇다 할 소득이 없다.
오프라인 유통채널 중 기업형 슈퍼마켓(SSM) 홈플러스익스프레스가 반년 넘게 인수 희망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8000억 원~1조 원으로 추정되는 높은 몸값이 매각 걸림돌로 꼽힌다. 불경기에 투자금 조달이 쉽지 않고 유통산업 전망도 녹록지 않은 점이 난제다.
이커머스업계에선 작년 초 매물로 나온 11번가가 대표 사례다. 11번가의 재무적 투자자(FI)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 매각희망가를 시장추정가의 절반 수준인 5000~6000억 원 수준으로 낮췄지만 시장 반응은 시큰둥하다.
작년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야기하고 기업회생을 신청한 티몬·위메프(티메프)도 2월 내 M&A를 성사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티메프에 대한 회생계획안 제출 기간을 기존 12월에서 2월 7일로 연장했다. 티메프에 따르면 현재 2곳에서 인수 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다만 LOI 제출 회사와 구체적 인수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일부 이커머스 기업의 기업공개(IPO)도 지체될 전망이다. 새벽배송 전문 이커머스 컬리와 오아시스는 상장 가능성이 크지만, 불경기가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작년 1분기부터 3분기 연속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를 달성한 컬리는 “IPO를 좋은 타이밍에 재추진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2023년 IPO를 철회한 오아시스도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양사는 모두 증시 상황을 이유로 IPO를 철회한 전례가 있다. 이에 업계는 올해 경제적 불확실성이 더 커진 만큼, 양사는 IPO에 보수적일 것이라고 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채널을 막론하고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고 정치적 혼란, 고환율 등으로 난제가 많다”면서 “M&A나 IPO 모두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