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북미 및 유럽에 신공장...대상·풀무원, 美 생산라인 확충
저출산으로 우유 소비 줄어들자…노인 타깃 건강기능식품 확대
올해 국내 식품기업의 해외 진출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전망이다. 이상기후에 따른 원재료 수급과 기후플레이션, 지속하는 내수 부진 등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 국가로 직접 진출해 현지 생산ㆍ판매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저출산에 따른 우유 소비 한계에 직면한 유업계도 고령층을 타깃 삼아 건강기능식 라인업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삼양식품·대상·풀무원·농심·SPC 등 국내 주요 식품사들이 일제히 해외 현지사업과 생산거점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식품업계 맏형인 CJ제일제당은 8000억 원을 투자해 북미와 유럽에 신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미국에선 CJ제일제당 자회사인 냉동식품전문 슈완스가 사우스다코타주에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을 설립 중이다. 헝가리에서도 유럽 첫 신규 공장을 건립 중이다.
대상은 202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김치공장 완공에 이어 최근 현지 공장 자동화 설비와 시설 확장에 힘쓰고 있다. 폴란드에도 김치공장을 건설해 하반기 내 준공 예정이다. 풀무원은 미국 두부공장 생산라인을 확충하고 있고, SPC는 미국 텍사스주에 그룹 최대 규모 제빵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라면업계 양대산맥인 농심과 삼양식품도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2000년대 초반 미국 LA와 중국 상하이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 농심은 올해 유럽법인을 신설해 해외시장 활로를 넓힐 계획이다. 세계 시장에서 '불닭 신화'를 쓴 삼양식품은 해외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중국에 창립 이래 첫 해외공장 건설에 나선다. 지난달에는 싱가포르에 ‘삼양 싱가포르 유한회사(가칭)’ 법인등록도 마쳤다.
식품기업들이 잇달아 해외 생산시설 건설에 나서는 것은 현지에서 원재료를 수급받아 바로 제조, 판매할 수 있어 비용 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또 고환율과 현지 관세 리스크에서 자유롭다는 장점도 있다. 업계는 올해 미국 '트럼프 2.0' 정부에서 관세 인상 가능성이 큰 점도 식품업계의 해외 직진출 요인이라고 본다.
저출산에 따른 타격이 큰 유업계는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을 통한 해법 찾기에 분주하다. 매일유업은 자사 건기식 '셀렉스' 라인업을 강화 중이고 남양유업도 '테이크핏'과 '이너케어' 등 성인ㆍ고령층 대상 제품에 힘을 싣고 있다.
건기식 관련 조직 강화도 한창이다. hy(옛 한국야쿠르트)는 자사 연구소에 유산균 연구 전문 조직 소재개발팀을 새로 꾸렸다. 풀무원 계열사 풀무원건강생활은 건기식 자회사(포미다건강생활)를 설립했다.
이같은 시도는 저출산ㆍ인구 감소 등으로 쪼그라든 국내 우유ㆍ분유 시장 의 수요 부진을 대체하기 위해서다. 국내 우유 소비량은 2021년 444만8459톤(t)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23년 430만8350t까지 감소했다. 국내 분유 소비량도 급감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2831억 달러(약 385조 원) 수준이던 글로벌 건기식 시장 규모는 2029년 3459억 달러(약 471조 원)까지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