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중심축 유럽서 美로…K배터리에겐 호재? [모빌리티]

입력 2025-01-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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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텃밭' 유럽 침체 돌입
승부처 떠오른 美시장…트럼프 리스크에도 투자 지속

▲미국 오하이주 워런 얼티엄 셀즈 공장 전경. 워런(미국)/AP뉴시스
▲미국 오하이주 워런 얼티엄 셀즈 공장 전경. 워런(미국)/AP뉴시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중심축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옮겨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전통 텃밭이었던 유럽은 성장이 정체되고, 중국의 공세는 거침없다. 헤게모니 이동이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감소) 탈출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K배터리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7일 블룸버그NEF(BNEF)와 에너지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배터리 생산능력은 297기가와트시(GWh)로 추산된다. 이는 전년 생산능력(70GWh)의 4배를 웃돈다.

이러한 고속 성장은 K배터리가 주도했다.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배터리 3사가 미국의 전체 생산능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70% 수준에 달한다. 올해도 3사는 단독·합작 공장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350GWh 추가할 계획이다.

유럽 내 배터리 생산능력은 2023년 110GWh에서 지난해 150~200GWh(추정치)까지 증가하는 데 그쳤다. 유럽 주요국이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잇따라 축소하며 시장 성장세가 둔화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이 올해부터 시행하려던 자동차 탄소배출 규제를 완화, 완성차 업체(OEM)의 전동화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도 유럽 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유럽의 국내 배터리 업체들 점유율은 2021년 71%에서 올해 들어 50%까지 낮아진 반면, 중국은 22%에서 45%까지 늘어났다.

승부처로 떠오른 곳은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정책 지원이 탄탄한 미국이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는 미국에서 생산된 배터리 셀 1킬로와트시(kWh)당 35달러, 모듈은 10달러의 혜택을 지급한다. 국내 배터리 3사는 IRA 시행 이후 매년 1조 원 이상의 AMPC를 받았다.

지난해 말 미국 에너지부(DOE)는 SK온과 포드의 합작법인(JV)인 블루오벌SK에 96억3304만 달러(13조8523억 원) 규모의 정책자금 차입을 최종 승인했다. 삼성SDI와 스텔란티스가 합작한 스타플러스 에너지도 75억4000만 달러(약 10조5000억 원)의 조건부 대출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전기차 후퇴 정책을 예고한 건 부담이지만, 업계는 전기차 시장의 중장기적 성장성엔 이견이 없다고 본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도심항공교통(UAM), 로봇 등 전기차 외의 추가적인 기회도 많다.

바이든과 트럼프 모두 중국 견제에 한뜻인 것도 우리 기업들에는 긍정적이다. 미·중 갈등이 심화할수록 미국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기업의 반사이익이 커질 전망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핵심광물뿐만 아니라 LFP 양극재 제조 기술과 리튬 공정 기술까지도 수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LFP 시장 공략에 나선 국내 배터리 업계에는 호재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해당 결정은 미국 OEM과 중국 CATL의 계약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의 기술 수출이 제한되면 해당 협력에 차질이 발생하고, 국내 업체들의 일부 반사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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