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율은 0.6%에 그치며 성장 폭 둔화
올해는 수출 감소세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 우세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지난해 해외에 278만 대를 수출하며 2015년 이후 9년 만에 최대 기록을 썼다. 올해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심화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불확실성이 증대되며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기아·GM 한국사업장·KG모빌리티(KGM)·르노코리아·타다대우 등 국내 완성차 업체 6곳은 지난해 278만2639대를 수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297만4114대) 이후 9년 만의 최대 기록이다.
다만 증가율은 전년 대비 0.6%로 소폭 신장에 그쳤다. 2023년 연간 수출 대수가 20.3% 급증했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 폭이 크게 둔화했다.
북미 지역 수출 호조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및 하이브리드차의 인기에 힘입어 수출이 확대됐다. 다만 북미 이외 지역에서의 수출 부진, 전기차 캐즘에 따른 수요 둔화 등으로 증가폭이 축소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차가 전년 대비 1.9% 늘어난 117만2633대, 기아는 4.0% 줄어든 100만5182대를 수출했다. GM 한국사업장은 9.8% 확대된 47만3165대, KG모빌리티는 18.5% 늘어난 6만2318대를 기록했다. 르노코리아는 18.4% 뒷걸음질친 6만7123대를 수출했다.
자동차 수출은 2020년 이후 4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왔으나 올해는 감소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KAMA는 올해 자동차 수출 대수를 전년 대비 3.1% 내려간 270만 대 수준으로 예상했다.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지속하는 가운데 통상환경과 수출 여건이 악화하는 등 부정적 요인이 산재하고 있어서다.
특히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라 보편 관세 부과 가능성이 언급되며 수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캐즘이 심화하며 전기차 수출 전망 역시 밝지 않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해외 생산 증가 등도 수출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말부터 연산 30만 대 규모의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가동을 시작했다. 이곳에서 전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차도 생산하면서 친환경차 수출분이 일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KAMA 측은 “올해에는 코로나19 이후 4년 연속 누적된 수출 증가로 인한 기저효과로 수출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며 “한·미 통상환경 악화와 중국의 글로벌 시장 확장에 따른 해외 시장에서의 경합 심화 등 수출 증가를 제한하는 요인들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