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당초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내릴 가능성에 조금 더 무게를 실었다.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용지표마저 부진하게 나온 점을 고려할 때 경기부양을 통화정책의 최우선 고려 요인으로 꼽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거나 오히려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한은의 통화정책 경로 역시 바뀐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의 예상치를 훨씬 웃돌면서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작아지고 있다.
작년 비상계엄 사태 이후 1400원대 후반에서 머무는 원·달러 환율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에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해야 하는 것도 이번 금리 동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음 달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커졌는데,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면서 정작 기준금리를 동결하면 통화정책 결정의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을 당초 2.1%에서 1.8%로 대폭 낮췄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달 20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선제적 인하를 하면 실효성이 낮을 수 있다는 고민을 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