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병자’ 독일, 병가 신청도 ‘세계 챔피언급’ 비아냥 신세

입력 2025-02-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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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건강보험 수립, 복지국가 선진국 독일
관대한 시스템에 기업 ‘비용 부담’ 커진다 경고
연평균 15일 병가…EU 전체 8일 웃돌아
근로자 권리와 비용 사이 균형 찾아야
“첫날만이라도 무급 적용하면 60조원 절약”

▲1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거리에 '지금은 AfD'와 '평화를 위한 시간' 문구가 적힌 선거 캠페인 포스터 등이 보인다. 베를린/AP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거리에 '지금은 AfD'와 '평화를 위한 시간' 문구가 적힌 선거 캠페인 포스터 등이 보인다. 베를린/AP연합뉴스

역사적으로 독일은 건강과 관련된 근로자 권리에 대한 세계적 옹호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1883년 독일 제국 총리였던 오토 폰 비스마르크는 당시 유급병가를 포함해 세계 최초의 법적 건강보험제도를 수립한다. 비록 사회주의자에 맞서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었으나, 이는 독일 복지국가의 기초가 됐다.

그러나 최근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독일 기업 사이에선 이 선구적 정책이 현재 경제의 최대 장애물 된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 유럽 최대 보험사 알리안츠의 올리버 베테 사장은 독일 유력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은 병가에 있어서 세계 챔피언”이라고 비판했다.

독일 근로자들은 연평균 15일 병가를 내는 것으로 집계됐는데, 유럽연합(EU) 전체 평균이 8일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베테 사장은 “병가 첫날만이라도 무급을 적용하면 독일 기업들이 연간 400억 유로(약 60조 원)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올라 칼레니우스 사장도 독일의 병가 비율이 초래하는 경제적 결과에 대해 경고하는 기업가 중 하나다.

독일경제연구소(IW)는 2010년부터 2023년까지 병가에 따라 고용주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369억 유로에서 767억 유로로 증가할 것이란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고용이 늘고 임금이 오른 영향도 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병가를 신청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병가일수가 늘어나는 데는 병에 ‘관대한 시스템’이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온다. 라이프니츠 유럽경제연구센터 니콜라스 지바르트는 시스템의 관대함과 병가일수 사이에는 명확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봤다. 특히 2023년부터는 직접 전자 의사 진단서를 받는 대신 전화로도 진단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되면서 병가 신청이 더 쉬워졌다.

독일에서 근로자는 최대 6주간 병가를 낸 첫날부터 급여의 100%를 받을 수 있다. 반면 영국만 보더라도 병가 첫날부터 급여의 100%를 받는다. 반면 영국만 보더라도 병가 첫 3일에는 급여가 지급되지 않는다. 이후에는 주당 117파운드(약 21만 원)를 지급받게 된다. 2022년 기준 영국 근로자의 평균 병가 일수는 6일에 불과했다.

또한 독일인들은 아픈 상태로 출근해 다른 사람들에게 병을 옮기거나, 아픈 몸으로 일을 하다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경계한다고 지바르트는 설명했다.

다만 독일 경제가 2년 연속 불황에 빠진 상황에서 치솟은 에너지 가격과 예고된 무역 전쟁에 병가로 인한 비용은 가장 피해야 할 요소다. 이에 근로자의 권리와 건강권을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회사의 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는 ‘균형’을 찾는 숙제를 안게 됐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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