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멕시코 관세 내달 1일 부과 재확인
EU 관세 부과도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향후 수개월 내에 철강, 알루미늄, 석유, 가스, 의약품, 반도체 등에도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취재진에 이같이 발했다. 이는 기존에 언급한 중국, 캐나다, 멕시코 관세 부과 방침을 훨씬 넘어서는 광범위한 관세 부과를 예고한 것이다.
그는 “우리는 모든 형태의 의약품과 제약에 부과할 것이며 매우 중요한 철강과 반도체, 칩과 관련된 것들도 포함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석유와 가스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며, 이는 곧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유와 가스에 대한 관세는 내달 18일께 부과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간 칩, 제약, 철강, 알루미늄, 구리 등에 대한 공급망을 재편하고, 제조업체들의 생산기지 이전을 유도하는 방안으로 해당 품목에 대한 부문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언제 시행할지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도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 대상이 되는 특정한 국가를 언급하지 않았으며 관세율과 같은 구체적인 계획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발언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를 신속하게 실행할 것을 목표로 삼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트럼프는 또한 이 자리에서 “캐나다, 중국, 멕시코가 지금 관세를 막기(forestall)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25%의 관세를 예고한 캐나다로부터 수입되는 석유에 대한 관세는 10%로 낮추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2월 1일)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 중국에 대한 10% 관세 부과를 시작하리라는 것을 확인(confirm)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협상에서) 양보(concession)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면서 캐나다와 멕시코를 겨냥해 “그들은 이 독극물이 (미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미국 정부가 유럽연합(EU)을 대상으로도 관세를 부과하는 등 “매우 실질적인 조처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사실상 미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인 캐나다와 멕시코를 넘어 다른 국가들로 관세 부과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