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욱 칼럼] 대한민국, 새해 복 많이 받기를…

입력 2025-02-02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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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ㆍ자유기업원 이사장

자본주의 시장경제서 개인삶 향상
우리사회 정부간섭 커져 안타까워
경제자유지수 높이는 해 되었으면

새해가 밝았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마다 서로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인사를 건네고, 행복을 기원한다. 행복이야말로 누구나 바라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모두 더 나은 삶을 추구하며, 그 과정에서 행복을 느낀다. 삶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이며, 그 행복은 결국 각자의 마음속에 존재한다. 아무리 좋은 환경에 있어도 개인이 만족하지 못하면 불행해질 수 있고, 반대로 어려운 환경에서도 만족감을 느끼면 행복할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은 참으로 복잡하고도 오묘하다. 환경에 따라 쉽게 흔들리곤 한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환경에서도 행복하고 편안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가 되려면 엄청난 마음 수련을 한 사람이 아니고는 가능치 않다.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팔 베고 누웠으니 그 아니 행복한가”라는 말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쉽게 와닿지 않는다. 행복은 의식주의 풍요로움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내면적으로 소중히 가꾸어 나가고 있는 것들에서 나오지만, 하루하루의 끼니를 걱정하면서 어떻게 하면 생계 수단을 마련할 수 있을까 노심초사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정신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며 행복해할 수 없다. 맹자의 “무항산무항심(無恒産無恒心)”은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만 마음의 여유가 있다는 뜻이다. 마음속에 있는 행복은 환경에 크게 좌우되므로, 더 나은 삶을 추구하기 위해 어떤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지가 중요한 과제다.

개인의 선택이 외부의 힘에 의해 끊임없이 방해받을 때, 사람들은 행복에서 멀어진다. 원하는 물건을 구매하지 못하게 제한하거나,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환경에서는 불만이 쌓이게 마련이다. 이런 사회는 사람들에게서 행복을 앗아간다. 누구든지 발명하고,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사회와 모든 것을 허락받아야 하는 사회 중 어느 사회가 더 행복한지는 명백하다.

전자의 사회가 바로 자본주의 시장경제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개인의 주관적 욕망을 자유롭게 실행할 수 있는 체제이다. 이는 모든 사람이 자기 삶의 주인이며, 타인의 권리를 해치지 않는 한 자신이 선택한 방식대로 자기 삶을 살아갈 권리가 있음을 의미한다. “사람의 능력이란 한 가지가 아니며 일도 같지 않으므로, 실질에 알맞은 명성에 머물게 하고 본성에 합당하게 따라가는 길을 마련하는 것이야말로 행복을 내내 간직하는 길이다.” 장자의 ‘지락편’에 있는 말이 있다. 프레이저 연구소(Fraser Institute)가 매년 발행하는 ‘세계경제자유지수(Economic Freedom of the World)’에 따르면 경제자유지수가 높은 국가일수록, 즉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가까운 나라일수록, 행복 수준이 높다.

이런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오해가 많다.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사회의 특정 집단, 즉 유산자, 자본가, 기업가의 이익만을 대변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도입되면서 인류의 삶의 양상이 변했고, 모든 이의 생활 수준이 향상되었다. 그 반대 방향으로 갔던 국가들은 다 몰락하거나 곤경을 겪었다. 사정이 이러한 데도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특정 계층의 이익만을 대변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이다.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이 정부로부터 특혜를 받아 독점력을 행사하는 사회는 사회주의, 집단주의, 그리고 정부의 간섭과 통제가 심한 사회다. 이러한 반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원과 부의 배분이 능력과 노력보다는 혈연, 지연, 학연 등 정실주의에 따라 이루어진다.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의 현실은 이점을 아주 잘 보여 준다. 북한에서 가장 쉽게 특권을 얻는 방법은 최고 권력자인 김정은 위원장에게 충성하는 것이다. 충성하는 자는 외국과의 무역 거래를 할 수 있는 특권 등을 얻고 그 특권을 이용하여 부를 누린다. 이러한 사람들은 북한 주민의 1%도 안 된다. 나머지는 다 빈곤 속에 산다.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개인이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할 일들이 정부와 정치세력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 결과 정실주의가 늘어나고, 우리의 삶이 경직되고 각박해졌다. 정부와 정치세력의 간섭을 줄이고 개인의 결정권을 확대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의 삶이 더 나아지고, 행복해진다. 올해 그런 사회를 만들 수 있기를 기원한다. “대한민국, 새해 복 많이 받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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