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딥시크’, AI 성능은 인정받았지만…“그래서 데이터 유출 우려는요?” [이슈크래커]

입력 2025-02-0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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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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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전 세계 정보기술(IT) 산업에 돌풍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출시한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R1’의 성능이 현존 최고 성능 AI 모델 대비 크게 떨어지지 않는 성능을 보이면서도 개발비는 훨씬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전 세계에 충격을 준 건데요.

이는 기존 수천억 원을 들여가며 연산 자원을 축적해야만 고성능 AI를 개발할 수 있다고 믿어온 AI 업계에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딥시크 개발 비용은 업계 선두로 꼽히는 ‘오픈AI’의 ‘GPT-4 o1’ 모델 대비 6% 수준에 그쳤죠.

이번 ‘딥시크 쇼크’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 AI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는 등 전 세계 주식시장도 충격을 받은 모양새입니다. 대한민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이 영향을 피해갈 수 없었어요.

하지만 딥시크가 추세를 이어가 AI 업계 판도를 완전히 바꿀 ‘게임체인저’가 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딥시크의 급부상과 함께 중국발 데이터 유출에 대한 우려도 다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에요.

AI 모델 개발비용 절감한 ‘딥시크’는?

딥시크는 2023년 7월 중국에서 설립된 스타트업입니다. 첫 AI 모델인 ‘딥시크-코더’를 같은 해 11월에 공개했고, 이후에도 빠르면 1달, 늦어도 3달 주기로 업그레이드(혹은 업데이트) 모델을 공개했죠. 그러다 지난달 20일 공개한 ‘딥시크 R1’로 전 세계 IT 업계에 충격을 선사했어요. 앞서 말한 GPT-4 o1에 떨어지지 않는 성능임에도 매우 저렴한 모델 구축비용 때문이죠.

딥시크 R1은 지난해 12월 출시했던 거대언어모델(LLM)인 ‘딥시크 V3’를 기반으로 한 추론 특화 모델입니다. 딥시크에 따르면 R1의 기반이 되는 V3 개발 비용은 약 557만6000달러(약 80억 원)로 오픈AI가 GPT-4 개발에 1억 달러(약 1450억 원)를 사용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저렴해요.

타 AI 모델들과 달리 딥시크는 구형 칩을 사용했다는 점도 관심을 증폭시켰습니다. 중국은 미국의 최신 반도체 수출 규제 여파로 고성능 반도체 칩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딥시크가 엔비디아의 구형 칩인 ‘H800 GPU’를 기반으로 AI 모델을 개발한 거예요. 이러자 미국이 주도해 온 AI 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부는 것 아니냔 전망도 나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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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급부상하는 중국발 데이터 유출 우려

딥시크가 AI 업계에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지만, 업계 판도를 뒤바꾸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여요. 딥시크가 급부상하며 중국발 데이터 유출 우려 역시 함께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죠.

중국의 IT 관련 회사들은 이전부터 사용자들의 개인정보 등 데이터를 유출해 중국 정부가 이를 활용한다는 의혹과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딥시크 이전에는 화웨이 제품, 게임회사들이 관련 논란으로 한바탕 시끄러웠습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미국시장 퇴출이 유예되며 한숨 돌린 틱톡도 중국으로의 데이터 유출 의혹이 미국 시장 퇴출 논란의 시발점이었죠.

딥시크 역시 이러한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죠. 여러 해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딥시크의 개인정보 보호 약관엔 수집된 데이터가 중국 내 서버에 저장되고, 이용자들이 입력한 기록과 콘텐츠는 중국 법 집행기관이나 공공기관에 공유할 수 있다는 문구가 존재합니다. 유출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죠.

이에 유럽, 미국 등 여러 국가의 정부들은 딥시크 측에 개인정보 처리와 관련한 명확한 답변을 요구하는 등 안전 검증에 들어간 상황입니다. 한국 역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딥시크 측에 개인정보 처리 전반에 관한 공식 질의서를 발송했어요.

이에 더해 전 세계적으로 공공기관이나 회사 등에서는 공무원과 임직원들의 딥시크 사용을 금지하는 추세입니다.

이탈리아의 개인정보 보호 기관인 ‘가란테’는 자국 내 딥시크 앱 다운로드 차단을 결정했어요. 영국과 독일 정부는 딥시크 규제 가능성을 시사하며 유럽연합(EU) 차원의 규제 가능성도 내비쳤죠. 이외에 프랑스, 네덜란드, 아일랜드 등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요.

대만 정부 역시 중앙 및 지방정부 기관, 국유 기업, 공립 학교 등 공공부문 근로자들의 딥시크 챗봇 사용을 금지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사용금지 조치는 아니지만, 공무원들에게 딥시크 이용을 삼갈 것을 권고했죠.

미국은 아직 연방정부 차원에서의 금지는 하지 않았지만, 미 해군이 보안 이슈를 이유로 전 해군 장병들에게 이용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미 하원은 소속 의원들과 직원들에게 딥시크 사용을 금지했죠. 텍사스 주 정부 역시 주 정부가 지급한 전자기기에서의 딥시크 사용금지 조치를 시행했어요.

중국에 민감한 대답 회피도 문제…업계 평정 위해선 넘어야 할 산 많아

보안과는 큰 상관이 없지만, 딥시크가 일부 정치적으로 민감한 질문을 회피하는 것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됩니다.

딥시크는 천안문 광장 사태, 홍콩의 우산 혁명,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관련 민감한 사항, 신장 위구르족 탄압, 현재 진행 중인 중국과 타 국가 간의 영유권 분쟁 등 중국 정부의 입장이 난처해질 수 있는 질문에 대해선 철저하게 회피하거나 거짓된 답변을 내놨어요. 중국 기업인 만큼 중국 정부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지만, 정보 제공 역할을 하는 AI 모델의 답변이 정확도와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면 이용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딥시크는 저비용 고성능 측면에서는 전 세계를 놀라게 한 것은 사실이지만, 보안·검열 관련 논란은 넘어야 할 산인데요. 사실 이는 딥시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중국 정부의 스탠스가 바뀌지 않는다면, 향후 딥시크를 필두로 한 중국 AI 업체들이 크고 작음은 있겠지만 모두 겪어야 할 문제가 될 것으로 보여요.

딥시크의 등장은 2022년 AI 모델의 등장 이후 업계 최고의 핫한 뉴스입니다. 하지만 딥시크가 AI 업계의 신성을 넘어 현재 업계 지배적 위치에 있는 미국 AI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쳐 승리하기 위해선, 먼저 현재의 논란들을 슬기롭게 돌파할 필요가 있어요. 딥시크가 우려의 시선을 불식시키고 업계 트랜드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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