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주의 확대와 환율 급변 등 대내외 불확실성 우려에도 우리 수출기업 두 곳 가운데 한 곳은 올해 경영 환경이 작년과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023년 수출 실적이 50만 달러 이상인 회원사 2000개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11월 25일∼12월 9일 설문 조사한 결과를 담은 '2025년 수출기업의 경영 환경 전망' 보고서를 4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온라인 설문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 회수율은 50.5%다.
보고서에 따르면 통상 불확실성 확대에도 우리 수출기업의 48.6%는 ‘올해 전반적인 경영 환경이 작년과 유사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37.3%는 전년 대비 경영환경 악화를, 14.2%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품목별로는 선박 분야에서 수주 물량 증가로 인해 경영 환경 및 투자 활동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반면 중국발 공급 과잉과 경쟁 심화로 인해 △화학공업제품 △플라스틱·고무·가죽제품 △무선통신기기·부품 등은 경영 환경 악화와 투자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컸다.
미국 신행정부가 보편관세를 도입하더라도 한국 기업의 대미 수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응답 기업 가운데 55.5%는 ‘보편관세 부과 후에도 대미 수출은 전년과 유사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편관세는 모든 국가에 동일하게 부과되는 만큼 같은 환경 속에서의 경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미 수출 증가가 예상되는 산업군으로는 선박, 통신, 미용기기 및 화장품 등이 꼽혔다.
수출기업들은 대미 통상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책으로 △대체 시장 발굴(27.3%) △원가 절감(25.6%)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현지 생산 확대’를 고려하는 비율은 4.1%에 불과했다.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해 가장 필요한 지원 정책으로는 ‘환율 안정’(28.1%)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물류 지원(15.7%) △신규 시장 개척(14.3%) △세제 지원(13.8%) 등의 순이었다. 보고서는 특히 최근 환율 상승세의 경우 수출기업에 일부 유리한 측면도 있지만, 과도한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슬비 무협 연구원은 “최근 환율 변동 폭이 커 자금 운용에 대한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물류비 역시 지정학적 불안정성으로 예측이 힘들어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함께 향후 추가로 이뤄질 보호무역 조치에 대해서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