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유튜브 알고리즘의 폐해

입력 2025-02-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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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야구, 이대호, 정근우, 골때리는 그녀들…

유튜브에 접속하면 내 첫 페이지에 자주 등장하는 콘텐츠들이다. 그동안의 관심사를 반영하듯 JTBC '최강야구'를 비롯해 최강 몬스터즈 멤버들의 유튜브 채널에 새롭게 업데이트된 콘텐츠들이 보이고, SBS '골때리는 그녀들'이나 JTBC '뭉쳐야 찬다'의 콘텐츠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늘 찾아보는 콘텐츠들인데 이렇게 첫 화면에서 한 번에 볼 수 있도록 보여주니 편리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매일 보는 채널만 찾게 되니 왠지 유튜브에 구속된 느낌도 든다. 이것이 유튜브 알고리즘의 장단점이랄까.

유튜브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관심사에 맞춘 맞춤형 콘텐츠 추천 시스템이다 보니 정보의 편향성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매번 보수 성향의 유튜브만 찾아보는 사람에게는 보수 유튜브만을 중심으로 보여주고, 진보 성향의 유튜브만 찾아보는 사람에게는 진보 유튜브를 중심으로 배치해 보여준다. 이들은 새롭게 검색해서 찾아보지 않는 이상 상대 진영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사회·경제 분야에서도 특정 분야의 콘텐츠만 보여주다 보니 특정 주제만을 자주 소비하는 이용자들은 같은 관점을 가진 콘텐츠만 추천받게 된다. 유튜브 이용자들은 객관적인 시각을 잃고 일부 정보에만 매몰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어쩌면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도 이런 편향적인 관점에서 시작되지 않았나 하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다수의 보수 유튜버들이 지난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압승 결과를 두고 '부정 선거'였다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목적이 '부정 선거' 확인에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이런 추정을 가능하게 한다.

윤 대통령이 그동안 보수 유튜버들과 친밀한 관계를 이어온 점도 그런 심증을 더하게 한다. 윤 대통령은 2022년 취임식에 '이봉규TV', '너알아TV', '가로세로연구소' 등 보수 유튜버 30여 명을 초대했다. 윤 대통령은 구속되기 전인 지난달 1일에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이들에게 A4용지 한 장 분량의 글을 보내면서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이렇게 많이 나와 수고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저는 실시간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여러분이 애쓰는 모습을 보고 있다. 정말 고맙고 안타깝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들의 모습을 보수 유튜브에서 실시간 중계한 점을 고려하면 결국 관련 유튜브를 찾아봤다는 이야기가 된다.

윤 대통령의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최근 모임이 있으면 유튜브 얘기도 자연스럽게 나오기 마련이다.

"한쪽의 주장을 계속 듣다 보면 그게 정말 맞나? 싶다가도 결국 다수가 똑같이 이야기하니 믿게 되더라. '사람 3명이 모이면 1명 바보 만드는 것은 일도 아니다'라는 말처럼 계속 똑같은 주장의 영상을 보다 보니 이들의 주장이 논리가 빈약하더라도 믿게 되더라." 최근 한 지인이 언급한 내용이다. 유튜브에서 일방적인 정보를 받아들이다 보니 알고리즘이 제공하는 정보를 맹신하게 되고 어떤 것이 진실인지 판단하기가 어렵다는 하소연이었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물론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평소 개인의 관심사를 살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전달하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결국, 이처럼 편리한 기술도 무작정 받아들이기보단 개인이 주도적으로 정보를 적절히 차단하고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일례로 유튜브 알고리즘도 필요시 시청 기록을 삭제하거나 검색 기록을 삭제하는 방법으로 정보의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할 수 있다. 유튜브 알고리즘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금 한 번 자신의 기록을 삭제해 보는 건 어떨까. 보다 건강한 디지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계기가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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