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사랑' 앗아간 사망까지…독감만큼 무서운 '이것' [이슈크래커]

입력 2025-02-0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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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보그 타이완' 인스타그램 캡처)
▲(출처='보그 타이완' 인스타그램 캡처)

대만 유명 배우 서희원(쉬시위안·영어명 바비 쉬)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이 전해져 충격을 안겼습니다.

4일 대만중앙통신 등 현지 매체들을 종합하면 서희원은 일본 여행 중 독감으로 인한 폐렴으로 2일 사망했습니다.

서희원은 1994년부터 2003년까지 여동생 서희제(쉬시디)와 ASOS라는 그룹 활동으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2001년엔 대만판 드라마 '꽃보다 남자' 주인공을 맡아 아시아에서 인기를 끌었는데요. 한국에서는 국내판 '꽃보다 남자' 주인공 이름을 따서 '대만 금잔디'로 불렸죠.

세기의 사랑으로도 유명합니다.

서희원과 그룹 클론 출신 가수 구준엽은 1998년 1년여간 교제하다가 이별한 바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서희원은 2011년 중국 사업가 왕소비와 결혼해 1남 1녀를 뒀는데요. 2021년 이혼하며 각자의 길을 걷게 됐죠.

그 소식을 들은 구준엽이 용기를 내 다시 그에게 연락하면서, 두 사람은 22년 만에 재회했습니다. 서희원의 휴대전화 번호가 과거와 똑같아 연락이 닿을 수 있었다는 운명적인 요소는 덤이었죠.

결혼 당시 이들은 한국과 대만에서 '세기의 연인'이라고 불렸습니다. 패션 잡지 '보그 타이완'은 이들에게 '피할 수 없는 사랑'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는데요. 마약, 이혼, 불륜설 등 각종 가짜뉴스 속에서도 굳건한 사랑을 이어오며 많은 응원을 받은 부부입니다.

돌연 전해진 사망 소식인 만큼 대중의 충격도 컸습니다. 정도가 심한 가짜 뉴스라고 믿고 싶었지만, 동생 서희제는 에이전트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설 연휴 우리 가족이 일본에 여행을 왔는데, 내가 가장 사랑하고 착한언니 바비 쉬가 인플루엔자(독감)에 걸렸고 폐렴으로 이어져 불행히도 우리 곁을 떠났다"고 밝혔죠. 구준엽도 한국 매체에 "가짜 뉴스가 아니다"는 입장을 겨우 전한 뒤 장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에선 서희원의 사망 원인이 폐렴이 아닌 패혈증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 두 질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중증 독감 합병증'이라는 거죠.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여전히 유행 중인 독감…유행 기준 7배 수준

독감은 올겨울 들어 지난 몇 년간 본 적 없는 확산세를 떨쳤습니다. 질병관리청 설명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 기간 독감이 유행하지 않으면서 항체가 없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죠.

여기에 지난해 10월 이후 연말까지 기온이 예년보다 높다가 지난달 들어선 갑자기 떨어진 데다가, 여러 개의 독감 바이러스가 동시에 유행 중인 점도 환자가 급증한 요인으로 분석됐습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독감 증상을 보인 의심 환자는 지난해 12월 첫째 주 인구 1000명당 7.3명에서 지난달 첫째 주엔 99.8명으로 한 달 만에 14배가량 증가했습니다. '역대급 유행'이었던 2016년의 86.2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죠.

독감 의심 환자는 이때 정점을 찍고 다행히 줄어드는 추세인데요. 지난달 2주차 독감 의심 환자는 인구 1000명당 86.1명, 지난달 3주차엔 57.7명으로 나타났죠.

그러나 안심할 순 없습니다. 지난달 3주차의 57.7명은 이번 절기 유행 기준인 8.6명의 7배가량에 달하는 매우 높은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지영미 질병청장 역시 "올해 1주차를 유행 정점으로 인플루엔자 환자 수가 감소하고 있으나, 아직도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이라며 "어린이와 임신부,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지금이라도 서둘러 백신접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달 17일 경기도 수원시의 한 화장장 모니터에 화장 현황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7일 경기도 수원시의 한 화장장 모니터에 화장 현황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고열·오한·기침은 비슷하지만…감기와 달리 '합병증' 몰고 오는 독감

독감에 걸리면 갑작스러운 고열, 오한, 두통, 근육통이나 피로감 같은 전신 증상에 기침, 콧물, 인후통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일반 감기 증상과 비슷한데요. 유의해야 할 점은 감기와 독감을 구별하는 겁니다. 자칫 '센 감기', '몸살감기' 정도로 생각하고 독감을 방치했다간 치명적인 합병증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하죠.

대표적인 독감 합병증이 폐렴입니다. 폐렴은 다양한 병원체에 호흡기가 감염돼 폐의 작은 공기주머니인 폐포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인데요. 주로 폐렴구균과 같은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에 의해 발생합니다.

심하지 않으면 항생제 치료 없이 회복되기도 하지만 노인, 어린이, 면역 기능이 떨어진 환자 등의 경우 심하면 호흡부전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죠. 일주일 이상 고열이 지속되고 가슴이 찢어질 듯한 심한 기침이 동반된다면 폐렴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폐렴은 암, 심장질환과 함께 국내 3대 사망 원인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통계청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폐렴 사망자 수는 모두 2만9422명으로, 암(8만5271명)과 심장질환(3만3147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는데요. 뇌졸중으로 대표되는 뇌혈관질환 2만4194명보다도 많았죠. 하루에 평균 80.6명이 폐렴으로 사망하는 셈입니다.

전문가들이 언제라도 독감 백신을 접종하라고 권고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독감에 걸리면 세균, 바이러스 침입에 취약해져 폐렴 등에 걸리기도 쉽습니다. 이미 독감 바이러스로 몸이 공격받은 상황에서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병원체로 인한 2차 감염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데요.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폐렴이 급속도로 악화해 패혈증, 쇼크로 발전할 위험도 더 큽니다.

패혈증은 미생물에 혈관이 감염되고 신체 다른 부위로 급속히 퍼져 기능을 망가뜨립니다. 제때 치료하지 않을 경우 빠르게 악화돼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중증 감염병인데요. 2023년 국내 10대 사망원인 중 암, 심장질환, 폐렴, 뇌혈관질환, 자살, 알츠하이머병(치매), 당뇨병, 고혈압성 질환에 이어 9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대만 매체 이핑뉴스는 서희원의 사망 원인이 폐렴이 아닌 패혈증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는데요. 매체에 따르면 서희원은 일본에 도착한 지 1~2일 후에 심한 기침 증상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게 폐렴으로 이어지면서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했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체외막산소공급장치(에크모)를 투여받기 전에 사망했다는 설명이죠.

이때 의사가 밝힌 사망 원인은 폐렴이 아닌 패혈증이었다는 게 매체의 주장입니다.

매체는 두청저 대만 흉부외과 전문의의 말을 인용해 "폐렴이 패혈증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혈중 산소 농도가 충분하지 않거나 혈압이 충분하지 않아 폐렴이 악화해 패혈성 쇼크를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부연했습니다.

▲지난달 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의원에 독감 백신 접종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의원에 독감 백신 접종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대만서도 독감 경각심 커져…"지금이라도 독감 백신 맞으세요"

서희원의 안타까운 사망으로 대만에서도 독감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모습입니다.

4일 중국시보와 자유시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의료기관은 독감 백신을 접종하려는 시민들로 가득 찼습니다.

대만 남부 타이난의 보건 관계자는 서희원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후 갑자기 접종 희망자가 약 30% 늘어났으며, 지역 의료기관에 20∼30명의 접종 대기 줄이 생겼다고 밝혔는데요. 지난해 10월부터 접종하고 남은 백신 7000도스(1회 접종분)도 3시간 만에 예약이 완료됐다는 설명입니다.

중부 타이중의 보건 관계자도 의료기관에 걸려 오는 전화가 사실상 독감 백신 예약 문의 전화라며 현재 시가 보유하고 있는 백신이 3만8000도스에 불과하다고 전했습니다. 대만 위생복리부 질병관제서(CDC)는 전날 임시 기자브리핑에서 지난달 19∼25일 유행성 독감으로 인한 내원 환자 수가 16만2000여 명으로 집계돼 10년 만에 가장 많았다고 밝혔죠.

국내에선 독감 등 호흡기 감염병 확산에 따른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화장장 대란까지 일어난 실정입니다. 장례를 치를 빈소가 부족해 '입소 대기'를 신청해두는가 하면, 머나먼 지역으로 '원정 화장'을 떠나는 사람도 늘고 있는데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4일장 이상으로 장례가 길어지는 경우도 포착되죠.

전문가들은 독감과 폐렴구균 백신 접종의 중요성도 강조했습니다. 정부는 폐렴구균으로 인한 감염증 발생 빈도가 높은 65세 이상 대상자에게 폐렴구균 무료 접종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만약 증상이 발현된다면 최대한 빨리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보고 치료해야 한다는 사실도 상기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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