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빠르고 깊은 캐즘" 공급과잉 시달리는 배터리 핵심광물

입력 2025-02-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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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2-04 18:03)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코발트 가격 2016년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져
니켈·리튬도 2022년 고점 대비 65%, 87% 하락
제품 판가에 영향…수익성 직격탄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배터리 핵심광물 가격이 끝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다. 수요가 공급을 받쳐주지 못하면서 공급 과잉이 심화한 탓이다. 원재료 가격 변동에 특히 치명적인 배터리 소재 업체들은 허리띠를 졸라매는 등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4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달 말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코발트 가격은 톤(t)당 2만1490톤으로 201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2년 3월 최고가인 8만2000달러 대비 73.8% 떨어진 수준이다. 지난해 초 가격(2만9135달러)과 비교하면 1년간 26.2% 빠졌다.

코발트 가격이 폭락한 배경은 공급 과잉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국인 콩고의 지난해 생산량은 전년 대비 38.9% 늘어난 24만4000톤으로 추산된다. 2위 생산국 인도네시아에서도 니켈 생산이 확대되며 부산물인 코발트 생산량도 1년간 22% 증가했다.

반면 전기차 캐즘으로 수요 성장세는 더디다. 코발트 대신 인산철을 사용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나 코발트 비중을 낮추고 니켈 함량을 80~90%로 높인 하이니켈 배터리 등이 주력 제품으로 떠오르는 점도 공급 과잉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코발트뿐만이 아니다. 리튬, 니켈 가격은 이미 바닥 수준까지 떨어져 배터리 업체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삼원계 배터리의 양극재는 리튬에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조합해 구성하는데, 리튬과 니켈은 망간이나 코발트보다 가격 비중이 크다.

핵심광물 가격 하락은 양극재 기업들에 특히 치명적이다. 광물 가격 변화에 따라 판매 가격(판가)을 연동하는 판가 연동 계약을 주로 맺기 때문이다. 미리 사들인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 판가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손해를 보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1~2년 전 수주한 물량 기준으로 원재료 가격 변동을 단순 반영하면 계약 규모가 1조 원 이상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며 "다만 이는 환율, 공급 시기 등을 고려하지 않은 수치"라고 말했다.

양극재 업계의 실적 부진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퓨처엠 배터리소재사업은 영업손실 369억 원을 냈다. 에코프로비엠은 전년 대비 적자 전환, 엘앤에프는 적자 폭이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올해 전망도 어둡다는 점이다. 전기차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데다 주력 시장인 북미의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북미 투자에 힘을 실어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혜택 축소 여부가 관건이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캐나다에 25% 관세 부과를 시도했는데, 여기에선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이 양극재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관세 조치는 한 달 유예됐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에코프로비엠은 "예정대로 공장을 건설하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LG화학은 올해 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절반가량 줄여 2조 원대 후반 수준으로 집행하기로 했다. 비상 경영 계획을 수립한 포스코퓨처엠은 배터리 관련 자본 재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업계의 '줄적자'가 현실화하면서 투자세액공제액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한국판 IRA' 도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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