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2.5% 포인트 상승
백화점 4사 VIP 매출 비중도 늘어
![▲샤넬과 에르메스 등 명품 브랜드들이 새해를 맞아 제품 가격 인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1월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 개점을 기다리는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뉴시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5/02/20250204150756_2132800_1200_760.jpeg)
작년 백화점에서 명품을 제외하고 여성·남성패션 등 전 상품 품목의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고금리로 인해 소비자들의 얇아진 지갑 속에서도 명품 수요는 나홀로 성장한 것인데, 소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작년 기준 백화점의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6.2% 감소했다. 2022년 15.8%, 2023년 2.2%의 연간 매출 신장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작년 백화점의 연 매출 감소는 고물가·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소비 침체에서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작년 한 해 동안 백화점 비식품 품목 가운데 잡화(-1.5%), 여성정장(-5.7%), 여성캐주얼(-0.4%), 남성의류(-5.2%), 아동스포츠(-2.1%), 가정용품(-4.5%)의 매출은 모두 역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의 식품 카테고리의 경우 작년 한 해 동안 매출이 전년 대비 3.9% 신장하긴 했으나 2023년의 매출 신장률(6.5%)과 비교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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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백화점 명품 매출은 나홀로 성장했다. 작년 기준 백화점의 해외 유명 브랜드 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3% 신장했다. 이는 전년 해외 유명 브랜드 매출 신장률(0.5%) 대비 2.5%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백화점 비식품 품목 중에 매출 성장세를 보인 건 명품이 유일했다.
소비 침체 속에서도 구매력이 있는 소비자들은 명품에 지갑을 더 열었다는 것인데, 이는 백화점에서 우수고객(VIP) 매출 비중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작년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전체 매출 가운데 VIP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45%로 분석됐다. 2020년 이들의 VIP 매출 비중이 각각 35%와 31%인 것과 비교하면 4년 새 10%포인트 성장한 것이다.
현대백화점 역시 작년 VIP 매출 비중은 43%로 2021년(38%) 대비 5%포인트 상승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의 경우 VIP 매출 비중이 51%로 절반을 넘어섰다.
백화점 VIP는 전년도에 지출한 금액에 따라 선정된다. 롯데백화점은 에비뉴엘 블랙(자체 선정), 에비뉴엘 에메랄드(1억 원 이상), 퍼플(5000만 원 이상), 오렌지(2000만~2500만 원 이상), 그린(1000만 원 이상) 등급으로 나눈다.
신세계백화점은 구매실적 상위 999명을 ‘트리니티’ 등급으로 분류해 별도로 관리한다. 이어 블랙다이아몬드(1억2000만 원 이상), 다이아몬드(7000만 원 이상), 플래티넘(5000만 원 이상), 골드(3000만 원 이상), 에메랄드(1000만 원 이상), 레드(500만 원) 이상 등이다.
현대백화점의 VIP 등급은 쟈스민 블랙(1억5000만 원), 쟈스민 블루(1억 원) 쟈스민(6500만 원) 등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PSR블랙 등급(자체 선정), PSR화이트(1억2000만 원), 파크제이드 블랙(7000만 원), 파크제이드 화이트(5000만 원), 파크제이드 블루(3000만 원)로 나누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기가 좋지 않으면 중간 가격대 시장이 푹 꺼지기 때문에 소비 양극화가 더 도드라지게 보인다”면서 “부자들의 숫자 자체는 증가되는 반면 중산층이 하위층으로 이탈하고 있는 게 지금 한국의 현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