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289.5일 근무하면 증원 안 해도 2035년 3161명 과잉”

입력 2025-02-0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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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한국 의사 인력 추계’ 연구 결과 국제학술지 게재

▲의료정책연구원이 발표한 ‘한국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 정말 필요한가?(Expansion of medical school admission quotas in Korea, is it really necessary?)’ 논문. 초록을 통해 ‘한국 정부가 의사들의 반대에도 향후 5년간 의대 입학 정원을 2000명씩 늘리는 정책을 강행했다’며 연구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BMC Public Health)
▲의료정책연구원이 발표한 ‘한국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 정말 필요한가?(Expansion of medical school admission quotas in Korea, is it really necessary?)’ 논문. 초록을 통해 ‘한국 정부가 의사들의 반대에도 향후 5년간 의대 입학 정원을 2000명씩 늘리는 정책을 강행했다’며 연구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BMC Public Health)

대한의사협회 산하 의료정책연구원이 2035년 한국에 의사가 1만1481명 과잉 공급될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영국 스프링어(Springer)가 발간하는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 확장판(SCIE)급 국제 학술지에 게재했다.

6일 의료정책연구원은 주저자 박정훈, 공동저자 이정찬·김계현·신요한, 교신저자 문석균 등이 실시한 ‘한국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 정말 필요한가?(Expansion of medical school admission quotas in Korea, is it really necessary?)’라는 제목의 의사 인력 수급 추계 연구 결과를 BMC공중보건 저널(BMC PUBLIC HEALTH)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논문은 한국에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는 연구와 지표를 근거로 의사들이 의대 증원을 반대했지만, 정부가 급격한 정책을 추진했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향후 한국 의사 인력 수급의 과잉 또는 부족에 대한 추세를 2035년까지 예측했다. 의사 공급추계는 유입유출법을 사용했고, 의료수요는 2022년 기준 성별·5세 단위 연령구간별 1인당 의료이용량을 통해 목표연도별 의료이용량을 산출했다.

연구에는 4개의 시나리오가 제시됐으며, 가정에 따라 의사가 부족하거나 과잉 공급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시나리오 1은 한국 의사의 근무 일수를 265일, 시나리오 2는 275일, 시나리오 3은 285일, 시나리오 4는 289.5일로 설정했다. 이 가운데 의사 과잉 공급이 두드러지는 결과가 나온 것은 시나리오 4다. 해당 시나리오에서 사용한 의사 근무 일수 289.5일은 의료정책연구원이 2020년 전국 의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집계된 수치다.

▲의료정책연구원이 발표한 ‘한국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 정말 필요한가?(Expansion of medical school admission quotas in Korea, is it really necessary?)’ 논문에서 의대 정원을 기존과 같이 유지했을 때 한국 의사의 근무일수에 따른 의사 수요와 공급 변화 추이 표. (BMC Public Health)
▲의료정책연구원이 발표한 ‘한국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 정말 필요한가?(Expansion of medical school admission quotas in Korea, is it really necessary?)’ 논문에서 의대 정원을 기존과 같이 유지했을 때 한국 의사의 근무일수에 따른 의사 수요와 공급 변화 추이 표. (BMC Public Health)

기존 의과대학 정원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의사의 근무 일수가 늘어날수록 과잉 공급 현상이 나타났다.

시나리오 1에서 필요의사는 2025년 12만9338명, 2031년 14만2449명, 2035년 15만1865명으로 점차 증가했다. 의사인력 수급추계 결과는 2025년 1만20명 부족, 2031년 9332명 부족, 2035년 9691명 부족으로 수요와 공급 사이의 격차가 좁아졌다.

마찬가지로 시나리오 2에서 필요의사는 2025년 12만4635명, 2031년 13만7269명, 2035년 14만6342명으로 점차 늘었다. 의사인력 수급추계 결과는 2025년 5317명 부족, 2031년 4152명 부족, 2035년 4169명 부족으로 나타났다.

시나리오3 역시 필요의사는 2025년 12만262명, 2031년 13만2423명, 2035년 14만1207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의사인력 수급추계 결과는 2025년 944명 부족했다가 2031년에는 665명 과잉으로 돌아서고 2035년에는 966명까지 과잉인 것으로 예측됐다.

시나리오 4에서 필요의사는 2025년 11만8393명, 2031년 13만394명, 2035년 13만9012명으로 나타났다. 의사인력 수급추계 결과는 2025년 926명 과잉, 2031년 2724명 과잉, 2035년 3161명 과잉 공급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시나리오 4에 정부가 2025년 실제 증원한 정원 1509명, 이후 2000명 증원을 적용하면 의사 과잉 공급 현상은 대폭 심화했다. 2031년에는 4052명 과잉, 2035년에는 1만1481명의 인력이 넘치는 것으로 예측됐다.

▲의료정책연구원이 발표한 ‘한국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 정말 필요한가?(Expansion of medical school admission quotas in Korea, is it really necessary?)’ 논문에서 한국 의사 근무일을 289.5일로 설정한 시나리오 4의 의사 수요와 공급 변화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 (BMC Public Health)
▲의료정책연구원이 발표한 ‘한국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 정말 필요한가?(Expansion of medical school admission quotas in Korea, is it really necessary?)’ 논문에서 한국 의사 근무일을 289.5일로 설정한 시나리오 4의 의사 수요와 공급 변화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 (BMC Public Health)

연구진은 “정부의 2035년 의사인력이 1만 명 부족할 것이라는 주장은 해당 연구에서도 근무 일수를 과소추정한 265일 적용 시나리오에서 유사하게 나타났다”라면서도 “그러나 한국 의사들의 실질적 근무 일수인 289.5일을 적용하면 의대 증원을 하지 않더라도 2035년에 의사인력이 부족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3000여 명의 공급과잉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응급실 뺑뺑이, 지역의료 붕괴 등 복잡한 의료문제를 한국 정부는 단순하게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늘려 의사 수를 늘리면 낙수효과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사회가 원하는 의사는 단시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주도의 일방적인 의사인력 수급계획은 성공하기 어려워서 지속적으로 의료공급자 및 관련 단체 등과 논의를 통해 한국의 의료환경을 고려한 중장기적인 수급 추계 모형과 방식을 합의해야 하고, 주기적인 수급 추계와 장기적인 의사인력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은 의사 수의 절대적 부족보다는 의사인력의 지역별, 전문과목별 분포가 불균형한 것이 문제”라며 “정부는 단순히 의사 수를 늘려 해결하겠다는 단편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불균형 분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의료정책연구원은 조만간 의료정책포럼(토론회)을 통해 자세한 연구 결과를 공개하고 공론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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