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대책 마련…이달 ‘중소‧벤처기업 수출 지원 방안’ 발표 예정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2일 서울 영등포구 기술보증기금 서울지점에서 열린 트럼프 2기 행정부 대응, 중소기업 지원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중소벤처기업부)](https://img.etoday.co.kr/pto_db/2025/02/20250212112929_2135810_1200_635.jpg)
#삼흥에스씨는 열연‧냉연강판 제조, 철강제 유통 등 사업을 하는 철강업체다. 다음 달 철강,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에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윤춘식 삼흥에스씨 대표는 “어떻게 경영해야 할지 큰 시름에 빠져 있다”고 호소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중소기업들이 극심한 불안감을 드러내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2일 서울 영등포구 기술보증기금 서울지점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대응, 중소기업 지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관세정책 등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이 국내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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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는 탈세계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흐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4일부터 모든 중국산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3월 12일부터 수출 국가를 불문하고 모든 철강,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신웅철 맥파이테크 대표는 “대기업은 각종 시나리오를 미리 설정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는데 중소기업은 여력이 부족해 급박하게 대응해 불안하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관세가 적용되면 중소기업은 경쟁국, 경쟁사보다 가격을 낮출 수 없기 때문에 이익률 자체가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라며 “정부가 수출바우처 통한 광고비, 물류비 지원을 강화해 국내 중소기업들이 수출 경쟁력 가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동인화학은 미국이 중국산 원료 사용을 금지할 경우 생산과 수출에 막대한 어려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동인화학은 중국산 원료를 사용해 항공우주용 특수물질을 생산해 미국의 항공우주․위성사업 업체에 납품한다.
류정현 동인화학 부대표는 “중국 원료를 쓰지 않게 되면 인도, 일본 등 원료를 써야 하는데 가격적 경쟁력 부분에서 어렵다”며 “제조원가 자체가 생각하지 못할 만큼 올라갈 가능성이 있고, 수급에도 애로가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우리 기업뿐 아니라 국내 기업 전체가 문제에 직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들이 가진 위기감이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아이델은 생산 원가가 저렴한 멕시코에 현지 공장을 설립해 디스플레이용 플라스틱 패널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업이다. 미국이 멕시코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 수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재식 아이델 대표는 “멕시코에 투자한 것이 직격타”라며 “멕시코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삼성전자 수주가 뚝 떨어질 것으로 보이고, 심각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일진알텍은 알루미늄 압연기술로 식품, 의약품, 산업용 포장지 제품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한다. 미국이 3월 12일부터 모든 국가의 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부과 시, 수출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현용길 일진알텍 대표는 “지금 굉장히 당황하고 있다”며 “당장 매출 비중의 20%가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외 유럽, 아프리카 쪽 시장을 찾아보는데, 문제가 많다”며 “후진국의 경우 금융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아서 불안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윤춘식 삼흥에스씨 대표는 “중국은 막대한 지원금 주기 때문에 저가에 제품을 공급해 국내 기업이 이기기 어렵다”며 “단기적 금전 지원보다는 장기적인 플랜을 짜서 중소기업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인섭 리트빅 대표는 “정책 홍보가 부족한 것 같다”며 “중소기업은 인적, 물적 리소스 제약이 많아 생존하기도 바빠서 정책을 찾아볼 전담 인력을 두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산업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보편관세 정책이 우리 중소기업의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발제했다. 진행되는 정책과 가장 유사한 시나리오를 가정해 캐나다·멕시코 제품에 25% 관세, 그 외 국가 제품에 10% 관세 부과 시, 우리 중소기업 주요 품목의 대(對)미국 수출이 최대 1조2000억 원(11.3%) 감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현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소기업 수출은 보편 관세 부과 이전보다 감소할 것”이라며 “대기업 수출 감소로 인한 파급효과도 클 것이고 생산지 이전에 대한 대응책도 고심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중기부는 ‘중소‧벤처기업 수출 지원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신보호무역주의가 우리 중소기업에 도전적인 상황인 동시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철저히 대응하고 우리 중소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일 지원 대책을 이달 내로 내놓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