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문연-美 NASA 공동 개발
영상 분광 기술로 3차원 우주 지도 제작
"얼음 지도 만들어 생명체·은하 비밀 탐구"
![▲한국과 미국 NASA가 손을 잡고 만든 스피어엑스(SPHEREx) 우주망원경의 측면 모습. 스피어엑스는 세 겹의 광자 방패로 만들어졌다. (사진제공=우주항공청)](https://img.etoday.co.kr/pto_db/2025/02/20250212114221_2135828_1199_799.jpg)
한국 천문연구원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손을 잡고 만든 스피어엑스(SPHEREx) 우주망원경이 28일 발사된다. 스피어엑스는 세계 최초로 적외선 3차 우주 지도를 제작해, 우주 탄생과 생명 진화 과정을 탐구한다.
우주항공청은 천문연과 NASA 등이 공동 개발한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가 28일 12시경(현지시간 27일 19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스피어엑스는 태양동기궤도(고도 약 650km)에서 2년 6개월 동안 4번의 관측을 진행하게 된다.
스피어엑스는 2019년부터 시작된 2800억 원 규모의 나사의 중형 탐사 미션이다. 천문연은 유일한 국제 협력기관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예산 150억 원을 투입했다. 천문연은 스피어엑스 기획 단계인 2016년부터 참여했다. 천문연은 영하 220도의 우주환경을 구현하는 극저온 진공 체임버를 개발해 우주망원경의 광학 및 분광 성능 테스트를 주도했으며, 관측 자료를 처리할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협력했다.
스피어엑스는 넓게 전 하늘을 바라보는 망원경이다. 제임스웹 망원경이 매우 좁은 영역을 깊고 자세하게 바라본다면, 스피어엑스는 얇지만 넓게 우주 3차원 지도를 제작한다. 102가지 색으로 약 10억 개의 천체들에 대한 물리적인 정보를 얻는다. 유클리드 망원경과 비슷하지만, 볼 수 있는 색은 20배 정도 많다.
스피어엑스는 영상분광 탐사 기술을 활용했다. 넓은 영역을 촬영하는 ‘영상관측’과 빛의 밝기를 파장별로 측정하는 ‘분광관측’이 결합했다. 니키 폭스(Nicky Fox) NASA 과학임무국 국장은 “전 우주에 대해 102개에 달하는 색깔로 관측하는 것은 세계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획기적인 시도”라고 말했다.
스피어엑스 프로젝트는 우리 은하 전역을 대상으로 다양한 얼음 분자의 분포 지도를 제작할 계획이다. 얼음이 언제 어떻게 생성되고 진화해왔는지 별과 행성의 생성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한다. 이를 통해 생명체의 발현과 외계 생명체 탐사 연구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또 10억 개 이상의 은하 분포를 측정해 빅뱅 직후 우주 급팽창 원인과 배경의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더불어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어두운 은하의 빛의 총량을 측정해 은하 형성과 진화의 비밀을 풀어간다.
천문연 개발팀은 스피어엑스가 포착할 자료를 분석하는 과학 연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정웅섭 천문연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한국 개발팀은 기기개발, 자료처리 소프트웨어, 과학연구 등 전반에 걸쳐 30명의 연구원이 참여하고 있다.
정 책임연구원은 "기획 단계부터 프로젝트에 참여해 알게 모르게 많은 기술을 전수 받을 수 있었다"면서 "금액적으로는 우리나라의 기여는 적지만 국내 연구진이 모든 데이터를 제공 받을 수 있어 저희만의 우주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우주망원경에 최초로 적용하는 영상분광 관측 기술을 우리 연구진이 NASA와의 협력 속에서 개발하여 활용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우주청은 한국의 우주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우주 산업 발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천문학 분야의 국제 협력 연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