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청산가치 시가보다 높아 '청산 요청'
신한리츠운용 “지난해부터 대책 준비…조만간 발표”
![](https://img.etoday.co.kr/pto_db/2024/05/20240508165519_2022275_1198_292.jpg)
국내 최초 해외부동산 공모 부동산투자회사(리츠)인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주가가 상장 후 반토막 신세로 전락했다. 공모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손실에 대한 운용사 설명이 충분치 않다며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심지어 펀드 청산을 주장하며 주주 행동을 예고하는 투자자도 등장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는 지난해 7월 1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이후 47.70% 하락했다. 7일과 10일에는 각각 6.54%, 7.72% 하락 마감하기도 했다.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는 신한글로벌제1호리츠(자리츠)를 통해 개방형(Open-End) 펀드인 미국정부빌딩펀드(USGB), 프리사펀드(PRISA), CBRE미국코어파트너스펀드(CBRE USCP)에 투자하고 있다.
해당 리츠는 기관 투자자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부동산 개방형 펀드에 개인도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장 당시 주목을 많이 받았다. 실제 지난해 공모주 일반 청약에서 120.37대 1을 기록하며 상장리츠 중 양호한 흥행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문제는 기대감이 컸던 만큼 주가 하락에 대한 투자자 불만도 컸다. 공모가(3000원)가 적정가보다 15% 할인된 가격으로 상장해 기대했는데, 1년도 지나지 않아 주가가 반토막 난 점이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상장리츠 공모가는 5000원인 경우가 대다수다.
한 투자자는 “개방형 펀드에 투자하면 펀드 환매와 리밸런싱이 가능해 시장 변화에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데, 수익률 방어에 실패했다는 점에서 펀드 운용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은 건지 걱정된다”고 했다. 실제 폐쇄형 펀드에 투자해 적극적인 운용이 불가능한 미래에셋글로벌리츠의 경우 지난해 7월 이후 14.50% 하락했다.
신한리츠운용은 주가 하락에 대한 주주서한을 게시하며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는 개방형 펀드는 중도 환매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리츠 청산을 원하는 상황이다. 이들은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올해 7~8월 예정된 환헤지 정산금을 약 233억 원으로 계산해도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의 주당 순자산가치(NAV)가 2300원으로 예상돼, 현 주가보다는 청산이 유리할 것으로 봤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청산보다 주가 회복세를 기다리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1800원대 주가에서 40%에 달하는 대규모 사모펀드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 하락이 과도했기 때문에, 향후 반등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일부 기초자산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기 시작한 점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신한리츠운용 공시에 따르면 PRISA와 USCP는 4분기 각각 0.89%, 0.72% 상승했다.
조만간 신한리츠운용이 해당 리츠의 환헤지 정산금과 4월 만기 예정인 대출 관련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신한리츠운용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주가 개선 계획을 꾸준히 준비하고 있었다”며 “조만간 관련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해당 펀드의 문제라기보다는 리츠의 공모 의무 기간과 상장 예비심사 면제 제도가 불러일으킨 사태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리츠업계 관계자는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는 투자한 펀드에서 특별한 자산 가치 변화가 있어서 하락한 게 아니다”라며 “애초 리츠는 상장 예비심사도 면제라 상장이 빠른 편인데, 2년 안에 의무 상장을 해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급히 상장하게 되면서 발생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국토부와 금융위원회는 2018년 공모 리츠 활성화를 위해 리츠에 대한 상장 예비심사를 폐지했다. 또 리츠는 의무적으로 영업인가나 등록일로부터 2년 내 주식 30% 이상을 공모해야 한다.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는 2022년 7월 8일 영업인가를 받아 지난해 7월 공모 기한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