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웰스토리, 글로벌 사업에 집중
현대그린푸드, '케어푸드' 역량 탁월
CJ프레시웨이, 3년간 연평균 15% 성장세

단체급식업체 2위 아워홈이 한화그룹에 인수되면서 급식업계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호텔)는 11일 아워홈의 지분 58.62%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금액은 8695억 원으로, 2500억 원을 자체 보유 현금과 일부 외부 차입으로 조달해 출자하고 부족한 금액은 재무적 투자자(FI)와 인수 금융을 통해 조달한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한화호텔은 5년 만에 급식 시장에 재진출하게 된다.
한화호텔은 2020년 단체급식·식자재유통 사업부문(현 푸디스트)을 매각하면서 시장에서 손을 뗐다. 5년 만에 재진입하는 이유로는 김동선 한화호텔 부사장의 푸드테크 사업 확장 의지가 꼽힌다. 김승연 한화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 부사장은 2020년 한화그룹에 복귀한 뒤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 등 유통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 론칭 , 미국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 인수 등 식음(F&B) 사업에 특히 관심이 많다.
한화호텔은 아워홈의 단체급식 사업과 식자재유통 사업이 그룹 F&B 사업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식자재 유통은 영세 도매상 위주의 시장으로 대기업의 확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단체급식은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현금 창출에 유리한 알짜 사업으로 꼽힌다. 주요 단체급식업체들은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호실적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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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홈은 단체급식 시장에서 점유율 2위의 업체로 우량 급식사업장 수주를 중심으로 전개하며 식자재 유통사업, 가정간편식(HMR) 사업 등 매출 다각화에 주력해왔다. 범LG가로 불리며 LG그룹, LS그룹 등 단체급식도 다수 맡고 있다. 단체급식업계의 고질적 문제로 불리는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있을 수 있지만, 한화그룹 편입 시 계열사 지원을 받아 확장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단체급식 시장은 공식적인 점유율 집계가 어렵지만, 주요 4개사(삼성웰스토리·아워홈·현대그린푸드·CJ프레시웨이) 점유율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위 사업자는 삼성웰스토리로 삼성 관계사 구내식당 수주 등으로 성장해 현재 SK하이닉스, CJ제일제당,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대형 고객사를 여럿 보유하고 있다.
삼성웰스토리의 강점은 성장세에 있는 해외 사업이다. 적극적인 해외 확장 의지로 중국, 베트남, 헝가리에서 단체급식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 사업장 확장이 조심스러운 가운데, 현지 맞춤 전략으로 호응을 얻으며 해외 사업장은 삼성 관계사가 아닌 외부 사업장 비중을 76%까지 늘렸다. 삼성웰스토리는 현재 전체 매출의 12%인 해외매출을 2033년 3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삼성웰스토리 관계자는 “내수 경쟁은 높은 경쟁으로 이미 과포화 상태”라며 “생산가능 인구도 감소하고 있어 글로벌 사업 확대로 대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는 ‘케어푸드’ 제조 역량을 차별점으로 삼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국내 최초로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을 선보인 업체다. 케어푸드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건강관리에 관심이 많은 MZ세대 등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스포츠구단, 대형병원 병원식 등 특별한 영양 설계가 필요한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건강’에 초점을 맞춘 현대그린푸드는 영양사의 전문 상담을 바탕으로 고객사 임직원에게 개인별 맞춤형 케어푸드 식단을 제안하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영양상담 솔루션 ‘그리팅X’도 도입했다. 저속노화 트렌드 등 건강에 대한 관심이 지속해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청년층부터 고령층까지 폭넓은 고객층을 아우르겠다는 전략이다.
CJ프레시웨이는 식자재 유통 사업 비중이 더 크지만, 단체급식 사업 매출 성장세가 가파르다. 최근 3년간 연평균 15%의 성장세를 보인다. CJ프레시웨이는 고수익 사업장 수주에 집중하면서 키친리스 사업에 방점을 둔다. 키친리스 사업은 기존의 인력집약적 급식산업의 대안으로 제시한 사업 모델로 주방 업무를 최소화한 급식 운영 방식을 말한다. 간편식 테이크아웃 코너 등을 활용해 외형 확대보다는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으로 치열한 시장 점유율 싸움에서는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이 밖에 신세계푸드, 푸디스트 등이 유의미한 점유율을 차지하려고 경쟁 중이다. 신세계푸드는 고급 아파트 식음 서비스에 집중하며 업계에서 가장 많은 아파트 식음 사업장을 운영하는 등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푸디스트는 식자재 유통 사업과 휴게소 식음 서비스 등을 공략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급식 서비스 상향 평준화와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으로 단체급식 사업장 파이 싸움은 쉽지 않다”며 “다른 사업과 어떻게 연계하느냐가 관건일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