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율 낮지만, 가격 경쟁력에 고물가 속 인기↑
이마트 ‘마곡점’ㆍ코스트코 ‘평택점’ 신규 출점 활발

지난해 국내 유통기업들이 대부분 부진한 실적을 보였지만, 고물가와 불황이라는 악재가 되레 창고형 할인점에는 호재가 됐다. ‘짠물 소비’가 이어지면서 이마트 계열 트레이더스 홀 세일 클럽(트레이더스)와 미국계 창고형 할인마트 ‘한국 코스트코(코스트코)’의 성장세가 독보적이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트레이더스와 한국코스트코의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일제히 성장했다. 이마트가 최근 공개한 2024년도 트레이더스의 연간 매출은 3조5495억 원으로 전년 대비 5.2% 늘었다. 연간 영업이익은 924억 원으로 전년보다 59% 성장했다. 이마트의 할인점 사업부(이마트)와 전문점 사업부(노브랜드, 일렉트로마트, 몰리스펫샵) 등의 실적이 다소 부진한 가운데 트레이더스가 유일하게 성장 곡선을 그리면서 이마트 전체 실적을 이끌어 ‘에이스’로 부상한 것이다.
코스트코도 지난해 실적이 고공행진했다.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코스트코는 2024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기준 매출 6조5301억 원, 영업이익 218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7.6%, 15.8% 늘어난 수치다. 매장당 평균 매출은 3436억 원으로, 국내 대형마트의 4~5배 수준이다. 국내에서 100개 이상 매장을 운영 중인 롯데마트의 작년 연간 매출이 5조 원대임을 고려하면 19개 매장에 불과한 코스트코가 6조 원을 돌파한 것은 엄청난 성과다.
창고형 할인점은 가격을 최대한 낮추되 대용량을 판매하는 ‘박리다매’ 전략을 쓴다. 일반 대형마트의 마진율이 20% 안팎이라면 창고형 할인점은 1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코스트코는 연회비 부담이 있지만, 타 유통채널 대비 ‘압도적인 할인가’란 장점 때문에 고물가 장기화 국면에서 인기를 지속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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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형 할인점의 성장세가 지속하면서 출점 경쟁도 뜨겁다. 실적 상승이 지지부진한 대형마트가 최근 신규 출점을 멈춘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트레이더스는 14일 강서구 마곡동에 마곡점을 신규 출점, 오픈 첫날 트레이더스 역대 최대인 매출 20억 원을 달성했다. 이튿날인 15일에도 24억 원을 달성해 이틀 연속 일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이틀간 찾은 고객 수는 5만 명을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또 14일 하루에만 △딸기 4톤(t) △수입육 10t △대용량(3~4인분) 초밥 1000판 △연어회 500kg이 팔려나갔다. 트레이더스는 올 하반기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에도 신규 점포를 열 예정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앞으로도 트레이더스 출점을 지속해 이마트의 전체 성장을 견인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코스트코도 작년 8월 인천 서구 청라점 개점 이후 올 상반기 경기 평택시 장당동에 새 점포를 연다. 평택점은 지하 1~2층 규모에 매장 면적은 약 7만6621㎡(약 2만3178평)이다. 단독 매장이 아닌 고척점(아이파크몰 고척 내 입점)에 이어 국내 두 번째 복합몰 입점 형태의 코스트코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장기화로 인해 창고형 할인점에 대한 인기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면서 “상품이 대용량임에도 타 유통채널 대비 독보적인 할인가로 인해,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 고객들과 공동구매를 하는 1인 가구 소비자 방문도 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코스트코는 연회비가 있지만 트레이더스는 연회비도 없어, 향후 신규 출점 점포를 찾는 소비자 발길은 더 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