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밈 코인 발행에…카지노로 전락한 가상자산 시장 [블록렌즈]

입력 2025-02-1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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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일론 머스크와 도널드 트럼프. (로이터/연합뉴스)
▲(왼쪽부터)일론 머스크와 도널드 트럼프. (로이터/연합뉴스)

작년 말 가상자산 시장의 흥행을 일으켰던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 코인'이 연일 논란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밈 코인의 흥행은 지난해 미국 대선 과정에서 크게 관심을 받았는데요. 당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을 '가상자산 수도'로 선포한 데 이어 '도지 파더' 일론 머스크가 합세하면서 높은 기대감을 형성했죠.

아니나 다를까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식을 며칠 앞두고 자신의 밈 코인인 '오피셜 트럼프'를 발행했습니다.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까지 자신들의 이름이나 이미지가 들어간 자체 밈 코인을 발행하면서 비판에 직면했는데요.

이 코인들은 발행 초기 크게 올랐다가 이후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투자자 손실을 일으켰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정치인 밈 코인 남발…"산업 규제 동기 잃어"

코인게코에 따르면 발행 초기 70달러를 넘어섰던 오피셜 트럼프는 18일(한국시간) 현재 16.98달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는 한 달 만에 44% 하락한 수치인데요.

멜라니아 밈 코인은 발행일 기준 13달러 선에서 현재 1달러까지 추락했습니다. 여기에 차남 에릭 트럼프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더리움 매수를 권유하고서는 자신의 이더리움을 매도에 걸어놨다는 의혹에 휩싸였죠.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 일가를 비판했는데요. 매체는 "최근 에릭 트럼프가 이더리움 매수를 추천한 것은 단순한 투자 조언이 아닐 수 있다"며 "트럼프 가문이 직접 투자한 디파이 프로젝트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I)은 약 3억4000만 달러 상당 이더리움을 보유 중이며, 이들이 정부 정책에 영향을 미칠 때 내부자 거래 및 이해충돌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치인의 투자 자산을 감시하고 가족과 지인의 거래도 제한하는 것이 최소한의 규제가 돼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자산 산업 개입이 투명하게 감시되지 않는다면, 부패 리스크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민주당 의원 로 칸나도 "트럼프의 가상자산 발행은 그가 해당 산업을 규제해야 하는 동기를 잃게 한다"고 비판했죠.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AFP/연합뉴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AFP/연합뉴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연루된 스캔들, 하락장 불러올까

밈 코인 논란에 기름을 끼얹은 건 바로 아르헨티나에서 발생한 밈 코인 관련 러그풀 사건인데요.

바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밈 코인인 '리브라'를 홍보했다가 가격이 폭락하면서 탄핵 위기에 몰린 것이죠.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리브라가 중소기업에 유리하다"며 적극적으로 추천했는데요. 해당 코인은 5달러까지 치솟았으나 불과 몇 시간 만에 0.19달러로 폭락했습니다.

가격 폭락에는 내부자 거래가 주요인으로 작용했는데요. 러그 풀 사기까지 발생했죠.

가격 폭락 이후 밀레이 대통령은 기존 홍보 게시물을 삭제한 뒤 새로운 글을 올려 "가격 폭락은 자신과 무관하다"며 "추천을 취소한다"고 해명했지만, 비판은 거센 상황입니다.

우선 아르헨티나 야권은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고 나섰죠. 야당 연합 소속 레안드로 산토로 의원은 15일 "밀레이 대통령이 러그 풀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레드스톤의 최고운영책임자(COO) 마르친 카즈미에르차크는 "아르헨티나 대통령 밈코인 러그풀 사태는 산업 전체에 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죠.

그러면서 그는 "이번 사태는 규제 당국과 대중에게 가상자산이 단순한 고위험 투기 수단이라는 인식을 강화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AFP/연합뉴스)
(AFP/연합뉴스)

밈 코인, 지난해 폭발적 상승에도 연일 도마

밈 코인은 고유한 가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코인을 사고팔면서 가격이 변동하는 탓에 매수와 매도 타이밍이 가장 중요한데요.

그만큼 유행을 좇는 카테고리지만 한편으로는 '카지노'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죠.

지난해 밈 코인 붐을 끌어낸 솔라나의 밈 코인 발행 플랫폼 '펌프닷펀'이 바로 그 뜨거운 감자인데요.

펌프닷펀은 지난해 솔라나 네트워크의 성장을 견인했죠. 가상자산 거래소 OKX는 2025 현황 보고서를 통해 솔라나가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에 89.7%의 DEX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전했습니다다. 솔라나의 DEX 점유율 상승은 '펌프닷펀' 덕분이라고 분석했죠.

하지만 펌프닷펀은 현재 위태로운 상황인데요.

해당 플랫폼에서 론칭된 인공지능(AI) 에이전트 프로젝트 ai16z가 초기에는 시가총액 5억 달러(약 6980억 원)를 기록하며 주목받았으나, 토큰 추가 발행 논란과 내부 거래 의혹으로 커뮤니티 신뢰를 상실한 것이죠.

해당 코인은 현재 시가총액은 약 2억1000만 달러(약 2931억 원)로 급감한 상태로, 특히 유명 벤처 캐피털인 a16z(안데르센 호로비츠)의 이름을 따서 지은 프로젝트인 만큼 유저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어 플랫폼에서 발생한 비윤리적 스트리밍 콘텐츠로 인해 커뮤니티의 비판을 받자 스트리밍 기능을 무기한 중단됐죠.

추가로 펌프닷펀은 미등록증권 판매 혐의로 집단 소송에 휘말린 상황입니다. 플랫폼에서 발행된 모든 밈코인이 증권법 위반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죠.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밈 코인, 룰렛과 같아…가상자산은 공익적 목표 지녀야"

밈 코인 문제가 지속해서 터지면서 가상자산 업계가 움츠러들었는데요. 우선 비트코인이 횡보하면서 시장이 경직됐다는 평가입니다.

이와 관련해 백만장자 투자자인 마크 큐반은 "룰렛을 하는 것과 같다"며 밈코인 거래를 뮤지컬 체어스 게임에 비유했죠. 큐반은 "밈코인은 재밌는 것 외에는 지속할 실제 이유가 없고,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해서 토큰의 가치가 오르는 것을 보는 것뿐"이라고 언급한 것입니다.

큐반은 밈코인 시장이 본질적으로 '더 큰 바보 이론'(Greater Fool Theory)에 의해 뒷받침된다고 주장했는데요.

이는 투자자가 기본 요인과 무관하게 자산을 매수하고 그 자산을 다른 투자자에게 이익을 내어 매도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시장 가설이죠.

과대평가된 자산을 매수한 투자자는 자산에 대해 더 높은 가격을 지급할 다른 개인을 찾아서 이 과정을 반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는 "가상자산 프로젝트는 유명인을 부유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공익적 목표를 지녀야 한다"고 지적했는데요.

대부분의 유명인 기반 밈코인은 의미 있는 목표보다는 즉각적인 재정적 수익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부테린의 주장이죠.

이어 "최근 들어 유명인들이 홍보하는 밈코인이 급증하고 있는데, 부테린은 이러한 토큰들이 뚜렷한 목적이나 미래 비전이 부족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의 흥행을 이끈 밈 코인. 1년 만에 그 평가가 서서히 바뀌고 있는데요. 과연 가상자산 업계가 '카지노'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까요? 그 움직임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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