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수익률 톱10 중 6곳 유럽
소비확대 기대 …명품·방산株 급등
실적 뒷받침 없어 '사상누각' 비판도
글로벌 증시에서 유럽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주요국 연초 대비 수익률 상위 10개 지수중 6개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아 상승세가 위태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9일 연초 대비 전 세계 주요 지수 수익률 TOP10 중 유럽 지수 6개가 포함됐다. 폴란드 WIG 20(20.20%), 독일 DAX(12.68%), 이탈리아 FTSE/MIB(12.17%) 등이 차례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유럽 증시의 상승은 금리 인하 기대감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전망 덕분으로 풀이된다. 금리 인하로 소비 여력이 증대할 수 있다는 기대에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와 에르메스는 이날까지 각각 8.73%, 18.34% 올랐다. 유럽 각국이 방위비를 늘릴 수 있다는 전망에 독일 방산 기업 라인메탈은 54.44%, 영국의 국방 기업 BAE 시스템즈는 15.56% 상승했다.
국내 증시에 상장한 유럽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웃었다. 유로스톡스50 수익률을 추종하는 'TIGER 유로스탁스50(합성 H)'은 연초 대비 12.75% 올랐다. LVMH, 리치몬트, 에르메스 등 유럽 명품 기업을 주로 담은 'KODEX 유럽명품TOP10 STOXX'는 같은 기간 16.95% 상승했다.
다만, 유럽 증시의 랠리가 개별 기업의 실적 혹은 경기 회복과 같은 펀더멘털 요인이 아닌 전망과 기대치로 대표되는 센티멘털에 의한 것인 만큼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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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 기조가 지속되고 있지만, 독일 등 유로존 주요국 시장금리가 내려오지 않으면서 경기 회복이 요원해지고 있다.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로 분류되는 이자벨 슈나벨 ECB 집행이사는 19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으며 금리 인하의 중단 혹은 일시 정지를 검토할 때가 도래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미국의 관세 위협이 꾸준하게 경계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펀더멘털 개선도 요원하다. 독일의 대표 산업인 자동차 산업은 관세가 현실화하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타격을 받는다. 중국이 기술적으로 추격하고, 환경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는 제반의 상황은 독일 자동차 기업에 더욱 부담이다.
최근 증시 상승을 견인한 방산주도 긍정적인 부분만 선반영돼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하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러-우 전쟁 종전 기대를 모은 뮌헨안보회의(MSC)는 ‘유럽 패싱’ 경계감만 높인 채 마무리됐다"라며 "재건비용 부담 및 국방비 지출은 유로존 내 경기부양 여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전했다.
전문가는 유럽 증시 랠리의 과열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증시의 펀더멘털 개선세가 부진하고 트럼프의 관세 부과 리스크도 상존하는 상황"이라며 "단기적 관점에서 유로존 주식시장은 정책 및 종전 기대감을 반영할 전망이지만, 중장기적으로 현재의 가파른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