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찾아 서울 올라왔지만...취업난·높은 집값에 좌절 [청년, 모라토리엄을 외치다]

입력 2025-02-24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본 기사는 (2025-02-23 19:56)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입시·취업 경쟁 심화에 집값은 천정부지…최근에는 고용절벽 심화

청년층이 취업과 결혼·출산을 미루는 데에는 여러 구조적 요인이 얽혀있다. 대표적인 게 대학·기업 수도권 쏠림과 노동·주택시장 왜곡이다.

대학·기업 수도권 쏠림은 2000년대 이후 심화하고 있다. 대학은 상위 10개 대학이 모두, 기업은 상위 30개 그룹 중 27개가 수도권에 소재하고 있다. 비수도권에 소재한 기업들도 공기업이거나 포스코 등 공기업에서 전환된 곳들이다.

이는 청년층의 수도권 쏠림을 유발한다. 본지가 23일 통계청 ‘국내인구이동’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04년까지 연간 5000명 안팎이었던 20대 남자의 서울 순유입은 2006년 1만 명, 2022년 2만 명을 넘어섰다. 20대 여자의 서울 순유입은 더 가파르게 늘었다. 20~24세는 2016년까지 1만 명 안팎을 유지했으나, 2019년 2만 명을 넘어서고, 2022년에는 2만3408명까지 치솟았다. 25~29세는 2007년까지 순유출을 기록하다가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소규모 증감을 반복했고, 2017년부터 급속도로 불어났다. 정점은 2019년 9424명이었다.

주로 20대 초반은 입시, 20대 후반은 취업을 계기로 지역이동이 발생한다. 입시를 이유로 서울에 순유입된 청년층은 대다수가 졸업 후에도 서울에 잔류한다. 한국고용정보원의 대졸자 직업이동 경로조사(GOMS) 원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서울 소재 대학에 진학한 타 시·도 고등학교 졸업자 5명 중 1명만 출신지역에 복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대학 졸업자도 지역 내 취업의 여의치 않으면 출신지역을 떠난다. 첫 일자리 기준으로 3명 중 1명꼴이다.

이렇게 서울이란 제한적 공간에서 청년층이 쌓여 인구밀도가 높아지면 취업시장에서 경쟁도 심화한다. 취업·혼인이 늦어지는 건 그 결과다.

가파르게 오른 집값도 청년들이 취업·혼인을 미루는 배경 중 하나다. 1990년대 초까지는 결혼과 함께 집을 사야 할 필요성이 떨어졌다. 임금 상승률과 대출금리가 10%를 웃도는 상황에서 굳이 비싼 이자를 내가며 대출로 집을 사는 것보단 월급을 모아 월세에서 전세로, 자가로 이동하는 게 이익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모든 인구집단에서 수도권 쏠림이 심화하면서 집값이 가파르게 올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기 정점을 찍었다. 덩달아 전·월세가도 올랐다.

경제성장률과 임금 상승률이 추세적으로 둔화하는 상황에서 월세에 살며 돈을 모아 전세, 자가로 이동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 많은 청년이 ‘최소한 전세’란 생각으로 돈을 모을 때까지 결혼을 미뤘다. 일부는 ‘지금 못 사면 평생 못 살 것’이라는 불안감에 코로나19 유행기 무리하게 대출받아 집을 샀다.

최근에는 고용시장 불황이 심화하면서 청년들의 자립이 더 늦어지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워크넷을 이용한 신규 구직인원은 47만9000명으로 3만3000명(6.5%) 주는 데 그쳤으나, 신규 구인인원은 13만5000명으로 10만1000명(42.7%) 급감했다.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인 구인배수는 0.28로 전년 동월(0.46)보다 0.18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9년 1월(0.23) 이후 26년 만에 최저치다. 구인배수가 0.28이란 건 일자리 1개를 놓고 4명이 경쟁한단 의미다. 신입직원 공개채용 방식보다 경력직원 상시채용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대·중소기업을 불문하고 일자리의 절대적인 양이 줄고 있다.

계속고용 논의에 따라 청년층 고용여건은 더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 노동계는 임금체계 개편과 연계하지 않는 일률적 정년연장을 요구하는데, 이는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키워 청년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대출금리 하락 '기대감'
  • MWC 출격하는 이통3사…AI 패권 경쟁 불붙었다
  • “불황 모르는 덕후 소비”…덕분에 웃는 홍대·용산 복합몰[르포]
  • "차세대 AI PC 시장 공략"…삼성D, 인텔과 협력 '맞손'
  • 토허제 해제 이후 '강남 3구' 아파트 평균 8% 올랐다
  • 50년 뒤 성장률 0.3%ㆍ나랏빚 7000조 돌파, 연금 2057년 고갈
  • '손흥민 8·9호 도움' 토트넘, 입스위치 꺾고 리그 12위 '유지'
  • 임영웅, 2월 '트로트가수 브랜드평판' 1위…2위 박지현·3위 이찬원
  • 오늘의 상승종목

  • 02.2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40,865,000
    • -0.99%
    • 이더리움
    • 4,151,000
    • +1.79%
    • 비트코인 캐시
    • 481,000
    • +1.63%
    • 리플
    • 3,773
    • -0.76%
    • 솔라나
    • 246,000
    • -2.96%
    • 에이다
    • 1,130
    • -1.05%
    • 이오스
    • 943
    • -0.53%
    • 트론
    • 361
    • +3.74%
    • 스텔라루멘
    • 489
    • -0.81%
    • 비트코인에스브이
    • 55,150
    • -0.54%
    • 체인링크
    • 25,870
    • -1.15%
    • 샌드박스
    • 516
    • -1.7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