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금리 석 달 새 0.53%p 올라
금융소비자 혜택 우대금리 0.62%p↓
금감원, 대출금리 산출 근거 점검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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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은행 대출금리 산출 근거 점검에 나섰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달 21일 은행 20곳에 공문을 보내 차주별·상품별로 준거·가산금리 변동내역과 근거, 우대금리 적용 현황 등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기준금리 인하가 은행 대출금리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과 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씩 낮춰 연 3.5%에서 연 3.0%로 인하했지만, 같은 기간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오히려 올라갔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에서 신규 취급한 가계대출의 평균금리는 지난해 9월 연 4.25%에서 10월 4.66%, 11월 4.92%로 점차 올랐다. 지난해 12월 중 신규 취급한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연 4.78%로 전달 대비 하락했지만, 기준금리 인하 전인 지난해 9월 중 취급된 가계대출 평균금리와 비교하면 석 달 새 0.53%p 올랐다.
기준금리 하락에도 은행들이 가산금리는 올리고 우대금리는 내린 탓이다. 은행 대출금리는 은행채 금리, 코픽스 등 시장금리를 반영한 지표(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가감조정금리)를 빼서 산출된다.
업무원가와 신용위험 등을 반영한 은행별 가산금리는 9월 연 3.10%에서 10월 3.19%, 11월 3.23%로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중 신규 취급한 가계대출의 가산금리를 보면 연 3.18%로 석 달 사이 0.08%p 높아졌다.
금융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금리혜택은 축소됐다. 은행 본점이나 영업점장이 결정하는 우대금리는 9월 연 2.10%에서 10월 1.79%, 11월 1.56%, 12월 1.48%로 꾸준히 낮아졌다.
우대금리는 카드 사용금액, 급여 계좌 사용 여부에 따라 대출금리를 깎아주는 장치다. 개별 은행의 내부 재량에 따라 '깜깜이'로 조정되는 만큼 금감원은 이번 점검에서 우대금리 조정 근거에 문제가 없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