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M, 토레스 EVX 구매 시 75만 원 지원
가성비 앞세운 BYD 등장에 가격 경쟁 심화
전반적인 가격대 내려가며 수요 확대 기대

내수 침체와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고전하고 있는 국내 전기차 시장은 중국 브랜드 비야디(BYD)의 등장으로 가격 경쟁에 한창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가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BYD에게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대대적인 할인 행사로 맞불을 놨기 때문이다. 올해 연말까지 줄줄이 전기차 신규 모델 출시가 예정돼 있는 데다 중국 모델들도 진출할 예정이어서 과도한 할인혜택이 자칫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 KG모빌리티(KGM)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이달부터 전기차 할인 행사를 시작했다. 올해부터 전기차 보조금 규모가 줄어든 데다 정부가 제조사의 차량 가격 할인 규모에 비례해 추가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하자 자체적인 할인에 들어간 것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9종을 대상으로 최대 500만 원의 구매 혜택을 제공한다. 대상 차종 및 최대 할인 금액은 △아이오닉5·아이오닉6 300만 원 △코나 일렉트릭 400만 원 △포터 II 일렉트릭·ST1 500만 원 △아이오닉 5 N·캐스퍼 일렉트릭 100만 원이다. 제네시스의 경우 GV60은 300만 원, G80 전동화 모델은 5% 가격 혜택을 지원한다.
기아 역시 전기차 모델 할인 행사 ‘EV 페스타’를 통해 △니로 EV 200만 원 △EV6 150만 원 △EV9 250만 원 △봉고 EV 350만 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지난해 생산분에 대해서는 추가 할인까지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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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M도 토레스 EVX(밴 포함)에 75만 원을 지원한다. 택시 전용 모델인 토레스 EVX에는 150만 원, 코란도 EV에는 100만 원의 추가 혜택을 제공한다.
전기차 할인 행사에 업체들이 내세운 표면적인 이유는 보조금 정책이다. 하지만 BYD의 국내 진출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BYD가 3000만 원대라는 경쟁력 있는 가격대로 아토3를 출시하면서 자칫 점유율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전기차 가격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도 할인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이 최근 발표한 ‘2025 글로벌 자동차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은 전기차를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 ‘경제성’을 꼽았다. 딜로이트는 “국내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 시 경제적 요인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값싼 중국 전기차의 국내 진출이 본격화될 시 한국 완성차 업체의 시장 점유율을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업계에서는 가격적인 메리트로 소비자들의 구매 문의가 예전보다 커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고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도 확정되면서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최근 들어 국내 완성차 업체의 판매 대리점에도 전기차 구매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출혈 경쟁에 대한 견해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BYD 국내 진출로 인해 출혈 경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도 “향후 더 낮은 가격을 앞세운 중국 전기차들이 국내 진출할 경우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